퇴근 후, 갑자기 떠오른 광양불고기 생각에 무작정 차를 몰았다. 광양불고기 특화거리는 조금 멀고, 오늘은 시청 근처에 있다는 금정으로 향했다. 혼밥 마스터의 촉이 왔다. 오늘 저녁, 혼자여도 괜찮아!
네비게이션이 안내한 곳은 광양시청 바로 옆 건물. 2층에는 헬스장이 있다는 안내가 재미있었다. 저녁 시간은 살짝 넘긴 시간, 8시쯤 도착했다. 9시 마감이라는 이야기에 조금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4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사장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혼자 온 나를 보며, 메뉴를 추천해주시는 모습에서 친절함이 느껴졌다. 사실, 고기는 최소 2인분부터 주문이라는 룰 때문에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1인분씩 주문은 안 되고, 한 종류로 2인분 이상은 시켜야 한다고 하셨다. 휴, 오늘도 혼밥 성공!
사장님은 처음 온 손님에게 가장 저렴한 부채살 광양불고기를 추천해주셨다. 처음 먹어보는 거라면, 부채살이 좋다는 말에 바로 2인분을 주문했다. 맥주도 한 병 시키려니, 고기가 구워질 때쯤 시키는 게 좋다고 알려주셨다.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
넓고 시원한 홀에는 테이블이 넉넉하게 놓여 있었고, 룸도 여러 개 준비되어 있었다. 혼자 왔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천장에는 독특한 모양의 연기 흡입 장치가 달려 있어, 숯불에 굽는 고기 냄새 걱정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숯불이 들어오고, 석쇠가 놓였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역시 남도 음식은 다르다. 샐러드, 콩나물국, 잡채, 갓김치, 묵은지, 매실장아찌, 양파절임, 쌈무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묵은지는 물기를 쫙 빼서 바삭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매실장아찌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반찬이었다.
사장님은 고기를 굽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바짝 굽지 마세요. 스테이크로 치면 미디엄 정도로 구워 먹어야 가장 맛있습니다.” 사장님의 꿀팁 덕분에, 나는 인생 광양불고기를 맛볼 준비를 마쳤다.

얇게 썰린 부채살은 양념에 잘 버무려져 나왔다. 숯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고기를 한 점씩 올려 구웠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사장님 말씀대로, 너무 바싹 굽지 않고 적당히 익혀서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다른 곳에서 듣자 하니, 광양불고기는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양념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양념 맛이 너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고기의 풍미를 살려주는 느낌이었다. 서울식 불고기처럼 달콤한 맛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맛이 좋았다.
잘 구워진 고기를 갓김치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입안이 깔끔해졌다. 묵은지의 바삭한 식감도, 매실장아찌의 새콤달콤함도 광양불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식사로 된장찌개와 밥을 주문했다. 된장찌개를 시키니, 추가 반찬이 또 나왔다. 2,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한 구성이었다. 깊은 맛이 나는 된장찌개와 질 좋은 쌀로 지은 밥은, 이미 배가 불렀음에도 계속 숟가락을 들게 만들었다.
솔직히, 가격대가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불고기와 함께 나오는 반찬들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호주산 부채살 불고기 1인분이 19,000원. 다른 부위인 갈비살은 22,000원, 등심은 27,000원이다. 다음에는 평일에 방문해서 한우 등심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아,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후식 냉면이 안 된다는 것. 식당 위주로 음식을 판매해서 그런가. 냉면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쌀국수가 있어서, 냉면 대신 쌀국수를 먹었다.

다 먹고 나니, 배가 빵빵했다. 샐러드는 결국 손도 안 대고 남겼고, 쌈무와 양파 장아찌도 조금 남겼지만, 나머지는 싹싹 비웠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 방문을 기약하셨다.
오늘, 금정에서의 혼밥은 대성공이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장님의 친절한 배려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맛있는 광양불고기와 푸짐한 밑반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광양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금정을 강력 추천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광양의 밤거리는 아름다웠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나는 다음 광양 방문을 기약했다. 다음에는 꼭 한우 등심을 먹어봐야지. 그리고, 그땐 냉면도 꼭 먹을 수 있기를!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광양불고기가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