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렌터카를 받아 들고 향한 곳은 제주 동쪽, 한동리였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첫 끼는 늘 설렘 반, 걱정 반이다. ‘이번엔 또 어디서 혼밥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즐거움이 공존한다. 오늘은 왠지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네비게이션에 ‘모닥식탁’을 검색하고 도착하니, 붉은 벽돌로 지어진 독특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은 한적한 시골길이었고, 건물 앞 작은 간판에 ‘모닥식탁’이라고 쓰여 있었다. 깔끔하면서도 차분한 외관이 마음에 들었다. 왠지 모르게 ‘혼밥’에 최적화된 공간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첫인상은 정말 중요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더 아늑하고 감성적인 공간이 펼쳐졌다. 하얀 벽과 나무 테이블,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천장에 설치된 독특한 디자인의 조명은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혼자 앉기 좋은 창가 자리도 눈에 띄었다. 역시,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메인 메뉴는 딱 두 가지였다. 돌문어 커리와 딱새우 커리. 둘 다 맛있어 보여서 한참을 고민했다. 문어의 쫄깃함과 새우의 탱글함, 둘 다 포기할 수 없잖아!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돌문어 커리를 주문했다. 왠지, 혼자 왔을 때는 메뉴 선택이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

주문 후, 가게 내부를 둘러보았다. 흰색 벽에는 심플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한쪽 벽면에는 작은 식물들이 놓여 있었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 자리는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혼자 책을 읽거나, 조용히 사색에 잠기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책 한 권 들고 와야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돌문어 커리가 나왔다. 검은색 접시에 담긴 커리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밥 위에는 노란 날치알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잘게 썰린 돌문어와 파가 보기 좋게 토핑되어 있었다. 커리 소스에서는 은은한 불향이 느껴졌다.

숟가락으로 밥과 커리를 함께 떠서 입에 넣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부드러운 커리 속에서 쫄깃하게 씹히는 돌문어의 식감이 정말 좋았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불향은 커리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톡톡 터지는 날치알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큼직하게 들어간 병아리콩은 낯설면서도 신선한 식감을 선사했다.
커리를 먹는 동안, 가게 안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다들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나 역시, 오롯이 음식에 집중하며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했다. 역시, 혼밥의 매력이란 이런 거지!
문어의 쫄깃함과 불맛이 어우러진 커리는 정말 훌륭했다.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다. 혼자 먹기에도 양이 딱 적당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다는 감귤 바질 아이스크림이 눈에 띄었다. 안 그래도 입가심이 필요했는데, 잘 됐다 싶어 하나 주문했다.
아이스크림은 상큼한 감귤 향과 은은한 바질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달콤하면서도 산뜻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제주도의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정말 좋았다.

모닥식탁에서의 혼밥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맛있는 음식,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혼자만의 여유.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제주도에 혼자 여행 온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가게를 나서며, 다음에는 딱새우 커리도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감귤 바질 아이스크림은 두 개 먹어야지!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까.

혼밥 팁:
*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나는 오픈 시간 조금 지나서 갔는데, 다행히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 카운터석은 없지만, 창가 자리가 혼자 앉기에 좋다.
* 1인분 주문 당연히 가능하다. 눈치 볼 필요 없이, 당당하게 혼밥을 즐기자!
* 비자림 근처에 있으니, 식사 후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모닥식탁을 나서, 렌터카를 몰아 비자림으로 향했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걸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역시, 제주도는 혼자 와도 심심할 틈이 없는 곳이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이 늘 함께하니까. 다음 혼밥은 또 어디로 가볼까? 벌써부터 설렌다.
총평: 제주 한동리에서 만난 보석 같은 공간, 모닥식탁. 맛있는 카레와 감성적인 분위기, 그리고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편안함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이었다. 제주도 혼밥 맛집을 찾는다면,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