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순천에 혼자 남겨졌다. 여행 계획은 틀어졌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겨보기로 마음먹었다. 순천은 처음이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맛있는 밥 한 끼면 충분히 기분 전환이 될 것 같았다. 스마트폰을 켜고 ‘순천 혼밥’을 검색하니, ‘아마씨 아름엄마 씨앗밥상’이라는 정겨운 이름의 식당이 눈에 띄었다. 이름부터가 건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혼자 밥 먹기에도 괜찮아 보이는 분위기라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순천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아마씨 아름엄마 씨앗밥상’은 동천변 주택가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순천시 반려동물 문화센터’ 바로 앞에 있어 찾기도 쉬웠다. 가게 앞에 넓은 공영주차장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차를 가져온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듯. 나는 순천역에서 슬슬 걸어갔는데, 500미터 정도 거리라 산책하는 기분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가게는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이었다. 붉은 벽돌이 부분적으로 드러난 외관과 나무로 된 간판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게 앞에는 빨간 스쿠터 한 대가 놓여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을 더했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내부 풍경은 더욱 아늑해 보였다. 얼른 안으로 들어가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싶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더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4인용 테이블 2개와 2인용 테이블 2개가 전부였다. 창가 쪽에는 바 형태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혼자 온 손님들이 창밖을 보며 식사하기에 딱 좋아 보였다. 다행히 내가 갔을 때는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서 냉큼 자리를 잡았다. 혼밥 레벨 +1 상승!
가게 내부는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였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따뜻하게 감쌌고,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한쪽 벽면에는 직접 담근 듯한 장들이 놓여 있었고, 다른 쪽 벽면에는 음식 사진과 손님들의 메모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메뉴는 단 두 가지. ‘연잎밥 정식’과 ‘단호박 씨앗 카레’였다. 메뉴판에는 자연식을 지향하며 된장, 간장, 김치, 반찬 등을 모두 직접 담그고 재배해서 제공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갔다. 건강한 밥상을 기대하며, 나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연잎밥 정식’을 주문했다. 가격은 16,000원. 혼밥 치고는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건강한 밥상이라는 말에 기꺼이 투자하기로 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더 둘러봤다. 오픈형 주방에서는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쉴 새 없이 칼질하는 소리와 지글거리는 기름 소리가 식욕을 자극했다. 주방 앞쪽에는 커다란 항아리들과 직접 담근 듯한 장들이 놓여 있었는데, 정갈하게 정리된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정성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잎밥 정식’이 나왔다. 커다란 나무 쟁반 위에 연잎밥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놋그릇에 담긴 반찬들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연잎에 감싸진 밥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풍겨져 나왔다. 마치 보물상자를 열기 전처럼 설레는 기분이었다.

연잎을 조심스럽게 펼치자, 찰진 밥알과 함께 해바라기씨, 호박씨, 팥, 대추 등 다양한 견과류와 곡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밥에서는 은은한 연잎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젓가락으로 밥을 살짝 떠서 입에 넣으니, 찰진 식감과 함께 고소한 견과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연잎의 향긋함이 더해져 정말 꿀맛이었다.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했다. 돼지고기 장조림은 짜지 않고 적당히 달콤 짭짤했고, 계란찜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특히 김치가 인상적이었는데, 젓갈 향이 강하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었다. 맵기는 살짝 매콤한 정도. 직접 담근 김치라 그런지 시판 김치와는 확실히 다른 깊은 맛이 느껴졌다.

밥을 먹는 동안, 사장님은 끊임없이 반찬이 더 필요한지 물어봐 주셨다. 김치가 맛있어서 리필을 부탁드렸더니, 푸짐하게 다시 가져다주셨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혼자 밥을 먹으러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자연에서 온 건강한 재료들로 만든 밥상을 먹으니, 정말 제대로 힐링하는 느낌이었다. 혼자 여행 와서 제대로 된 밥을 먹기가 쉽지 않은데, ‘아마씨 아름엄마 씨앗밥상’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더니, 홍성 ‘이히브루’ 양조장의 수제 맥주 4종류도 판매하고 있었다. 낮이라 아쉽게 마시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한번 맛보고 싶다.
‘아마씨 아름엄마 씨앗밥상’은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혼밥하기 좋은 분위기인데다가, 1인분 주문도 당연히 가능하다. 창가 쪽 바 테이블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 또한 장점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순천에서 맛있는 밥집을 발견해서 정말 기쁘다. 혼자여도 괜찮아. ‘아마씨 아름엄마 씨앗밥상’ 덕분에 순천 여행의 첫 단추를 기분 좋게 꿸 수 있었다. 다음에 순천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땐 ‘단호박 씨앗 카레’도 먹어봐야지.

순천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 따뜻한 정이 있는 ‘아마씨 아름엄마 씨앗밥상’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