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디지털단지,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바쁘고 분주한, 회색빛 도시의 풍경이 떠오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며칠 전, 나는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따뜻함을 발견했다. 혼자 떠나는 늦은 점심 식사,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어 가산의 새로운 맛집을 찾아 나섰다.
역에서 내려, 높은 빌딩 숲 사이를 헤매다 발견한 작은 오아시스 같은 곳, 바로 ‘샤브로21’이었다. 모던한 외관에 나무로 된 간판이 따스한 느낌을 주었고, 깔끔한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아늑한 내부가 나의 발길을 붙잡았다. 을 보면 SHABURO 21이라는 가게명이 흰색으로 빛나고 있는데, 그 아래 가지런히 나열된 샤브샤브 사진들이 나의 식욕을 자극했다. 왠지 모르게 이곳이라면 혼자만의 식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지 않은 공간이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졌다. 테이블마다 놓인 개인용 샤브샤브 조리 기구가 눈에 띄었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1인 샤브샤브 전문점이라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주셨고, 쿠커 사용법도 상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따뜻한 미소와 함께 건네는 친절함에, 낯선 곳에서의 긴장이 눈 녹듯 사라졌다.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다양한 샤브샤브 메뉴가 있었지만, 나는 기본에 충실하고 싶어 가장 기본적인 샤브샤브를 주문했다. 잠시 후, 깔끔하게 정돈된 채소와 신선한 고기가 개인 트레이에 담겨 나왔다. 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붉은 빛깔의 얇게 썰린 고기와 싱싱한 채소들의 색감이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육수가 담긴 냄비가 테이블 위에서 은은하게 끓기 시작했다. 맑은 육수 위로 올라오는 김을 바라보며, 나는 천천히 채소를 넣기 시작했다. 배추, 청경채, 버섯, 숙주 등 다양한 채소들이 육수 속에서 익어가는 모습은 마치 작은 정원을 가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처럼 정갈하게 담겨 나온 채소들은 하나하나 신선함이 느껴졌다.
채소가 어느 정도 익자, 얇게 썰린 고기를 육수에 살짝 담갔다 꺼냈다.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 고기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코끝을 간지럽히는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한 입 맛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함께 제공된 소스도 샤브샤브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를 보면 3가지 종류의 소스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간장 소스, 칠리 소스, 땅콩 소스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나는 특히 고소한 땅콩 소스에 푹 찍어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부드러운 고기와 고소한 땅콩 소스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뜨끈한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얼어붙었던 몸을 사르르 녹여주었다. 맑고 깔끔한 육수는 먹으면 먹을수록 깊은 맛을 냈다.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와 를 보면 냄비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샤브샤브의 모습이 얼마나 먹음직스러운지 알 수 있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고개를 들어 가게 내부를 둘러보았다. 아늑한 조명 아래, 혼자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각자의 테이블에서 조용히 샤브샤브를 즐기고 있었고, 그 모습은 왠지 모르게 평화로워 보였다. 나 또한 그들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고 있었다.
혼자 하는 식사였지만, 전혀 외롭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직원분들은 끊임없이 육수와 소스를 리필해주셨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그들의 친절함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겨울이라 그런지 창문에 습기가 많이 차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작은 단점일 뿐이었다. ‘샤브로21’은 1인 샤브샤브라는 특별한 콘셉트와 훌륭한 맛,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양이 조금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나에게는 딱 적당한 양이었다. 만약 양이 부족하다면 추가 메뉴를 주문해서 함께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샤브샤브에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나는 ‘샤브로21’에서의 따뜻했던 기억을 되새겼다. 가산디지털단지라는 차가운 도시에서 만난 작은 위로, ‘샤브로21’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샤브로21’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평화로움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었다. 혼자 떠났던 가산 지역에서의 식도락 여행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가산디지털단지에서 혼밥할 일이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샤브로21’을 추천할 것이다. 그곳에서 당신도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