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혼밥이 필수가 된 일상. 왠지 모르게 익숙해진 혼자만의 식사가 때로는 자유롭지만, 가끔은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날들이 있다. 특히 오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더욱 그렇다. 뭘 먹을까 고민하며 스마트폰을 뒤적이던 중, 뜨끈한 우동 국물에 대한 강렬한 이끌림을 느꼈다.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청주 지웰시티에 위치한 겐로쿠우동. 프랜차이즈라는 사실에 잠시 망설였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라도 괜찮아, 맛있는 우동 한 그릇이면 충분하니까!
매장 문을 열자 후추 향이 살짝 감도는 깊고 구수한 육수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일본 전통 가옥의 처마를 연상시키는 검은 기와 장식이 눈에 띄는 인테리어는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혼밥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분위기’ 아니겠는가. 다행히 테이블 간 간격도 넓고, 혼자 앉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카운터석은 없었지만, 2인 테이블에 편안히 자리를 잡았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손님들이 꽤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겐로쿠우동은 닭고기가 들어간 지도리우동과 소고기가 들어간 니꾸우동이 대표 메뉴라고 한다. 닭고기 특유의 풍미를 좋아해서 지도리우동을 먹을까, 아니면 오랜만에 달짝지근한 소고기의 감칠맛을 느껴볼까. 고민 끝에, 오늘은 닭고기와 대파의 조화가 일품이라는 지도리우동을 선택했다. 겐로쿠우동은 특이하게 면의 양을 선택할 수 있는데, 싱글, 더블, 트리플 사이즈가 모두 가격이 같다. 이왕 온 김에 푸짐하게 먹고 싶었지만, 남기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안내 문구에 살짝 겁먹고 더블 사이즈로 주문했다. ‘무료 사이즈 업’이라는 매력적인 문구에 흔들렸지만, 괜한 욕심은 금물!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찬찬히 둘러봤다. 테이블마다 놓인 나무 국자가 왠지 모르게 정겹다. 따뜻한 물을 마시며 기다리는 동안, 배달 주문이 계속 들어오는 걸 보니 역시 요즘 같은 날씨에는 따뜻한 국물 요리가 인기인가 보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지도리우동이 눈 앞에 놓였다. 검은색 뚝배기 그릇에 담겨 나온 우동은 보기만 해도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큼지막하게 썰린 대파와 닭고기가 면 위에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쇼유(간장) 베이스에 후추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닭고기와 대파를 볶아 불맛을 낸 덕분인지, 국물에서 은은한 스모키 향이 느껴지는 것도 좋았다.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리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눈에 띄었다. 한 입 후루룩 맛보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의 식감이 정말 좋았다. 면발 자체도 훌륭했지만, 국물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닭고기는 100% 닭다리살만 사용한다고 하는데, 정말 퍽퍽함 없이 부드러웠다. 닭고기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큼지막하게 썰린 대파는 살짝 그을려져 있어 달콤하면서도 향긋한 풍미를 더했다. 특히 이 집은 파 추가가 필수라는 후기가 많던데,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파를 추가해서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동과 함께 나온 유자 단무지는 상큼한 유자 향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톡톡 터지는 단무지의 식감도 좋았다. 유자 단무지 덕분에 우동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정신없이 우동을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더블 사이즈로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과 국물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역시 추운 날씨에는 뜨끈한 국물 요리가 최고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겐로쿠우동은 면, 밥, 육수 리필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게다가 8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아기 세트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많을 것 같다.
혼밥하기 좋은 청주 맛집을 찾고 있다면, 겐로쿠우동을 강력 추천한다. 쫄깃한 면발과 깊고 진한 국물, 푸짐한 양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 또한 겐로쿠우동의 장점이다. 다음에는 니꾸우동과 타코야끼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겐로쿠우동이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