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 정자동에서 가성비 오마카세 맛집 발견! 오늘도 혼밥 성공

어쩌다 보니 또 혼밥이다. 뭐, 이제 익숙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야 할까. 오늘은 왠지 특별한 게 당겨서, 평소 눈여겨봤던 분당 정자동의 한 스시야를 찾았다. 혼자라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 앞에서 외로움 따윈 사치니까.

정자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이 곳은, 예전에는 푸르지오 쪽에 있었다고 한다. 2년 전에 이전을 하면서 테이블은 없어지고 카운터석만 남았다고 하는데, 오히려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변화다. 북적거리는 테이블 사이에서 혼자 뻘쭘하게 밥 먹는 것만큼 민망한 일도 없으니까. 카운터석에 앉으니 셰프님의 칼질 소리, 재료 손질하는 모습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이런 생생함이 혼밥의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묘약이지.

예약은 필수다. 특히나 주말 런치는 순식간에 자리가 찬다고 하니, 미리 서두르는 게 좋다. 예약할 때 선금을 내야 하는 시스템은 조금 특이했지만, 그만큼 맛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나는 평일 런치 오마카세를 예약했는데, 가격이 정말 합리적이다. 다른 곳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많더니, 정말 그 가격에 이런 퀄리티를 맛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자리에 앉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세팅이 시작된다. 간장 종지와 젓가락, 그리고 냅킨이 깔끔하게 놓여 있다. 카운터석은 역시 혼밥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셰프님과 눈을 마주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바로바로 해결할 수도 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은, 오히려 풍족한 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차오른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따뜻한 계란찜, 차완무시였다. 표고버섯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몽글몽글한 질감도 좋았고, 무엇보다 따뜻함이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느낌이었다. 위에 살짝 뿌려진 알록달록한 고명은 눈으로도 즐거움을 더했다. 첫 입부터 ‘아, 여기 제대로 된 곳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표고버섯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따뜻한 계란찜
표고버섯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따뜻한 계란찜

다음으로는 아스파라거스를 주재료로 한 샐러드가 나왔다. 짭조름한 가쓰오부시가 곁들여져 있어 독특한 풍미를 자아냈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가쓰오부시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줬다. 샐러드로 입맛을 돋우고 나니, 본격적인 스시가 더욱 기다려진다.

드디어 스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광어, 도미, 숭어, 연어, 참치… 셰프님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아름다운 스시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쥐어주시는 모습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한 샤리(초밥 밥)는 적당한 온도와 식초의 조화가 완벽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청어 초밥이었다. 다른 스시야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메뉴인데, 비린 맛 하나 없이 고소하고 풍부한 맛이 일품이었다. 셰프님의 섬세한 칼질과 숙성 덕분이리라. 평소 등푸른 생선을 즐겨 먹는 나에게는 최고의 한 점이었다. 셰프님께 청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흰살 생선 스시
신선함이 느껴지는 흰살 생선 스시

샤리 위에 올려진 네타(생선)들도 신선함 그 자체였다. 숙성된 흰 살 생선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고, 붉은 살 생선은 풍부한 감칠맛을 선사했다. 특히, 와사비의 양이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와사비 향이 네타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스시를 먹는 중간중간, 셰프님께서 스시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주셨다. 어떤 생선을 사용했고, 어떻게 숙성했으며, 어떤 맛을 느낄 수 있는지… 셰프님의 설명을 들으니 스시를 더욱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닌, 미식 경험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우니 군함말이도 빼놓을 수 없다. 신선한 우니(성게소)가 듬뿍 올라간 군함말이는 바다의 향기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우니의 녹진한 풍미는 정말 황홀했다. 김의 바삭함과 톡톡 터지는 밥알의 식감도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후토마키도 큼지막하게 썰어 내어주셨다. 다양한 재료들이 꽉 차있는 후토마키는 한 입에 넣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은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꼬다리 부분에는 특히 맛있는 재료들이 많이 들어있다고 셰프님께서 귀띔해주셨다. 역시 맛잘알 셰프님!

다채로운 재료가 듬뿍 들어간 후토마키
다채로운 재료가 듬뿍 들어간 후토마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누룽지탕이 나왔다. 스시로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었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국물은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튀김도 함께 나왔는데,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는 인절미 아이스크림이었다. 쫀득한 인절미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입안에 남은 스시의 여운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완벽한 디저트였다.

달콤함으로 마무리하는 인절미 아이스크림
달콤함으로 마무리하는 인절미 아이스크림

런치 오마카세를 다 먹고 나니, 배가 적당히 불렀다. 양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간에 맞춰 하나씩 음미하면서 먹으니 만족감이 높았다. 혹시 양이 부족하다면, 앵콜 스시를 요청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특히 맛있었던 도미를 앵콜 스시로 부탁드렸다.

이 곳은 콜키지 프리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근처에 뱅가드와인머천트나 와인앤모어가 있으니, 와인을 사가서 함께 즐겨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이날 뱅가드에서 사온 소비뇽 블랑을 곁들였는데, 스시와의 궁합이 정말 훌륭했다.

혼자 방문했지만, 셰프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밥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디너 오마카세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에는 또 어떤 특별한 메뉴들이 나올까 기대된다.

정자동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이 스시야를 강력 추천한다.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훌륭한 퀄리티의 스시를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까지 갖춘 곳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 혼밥은 어디로 가볼까나. 이 분당 맛집 분명 또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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