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 이천에서 “호운”을 만나 쌀밥 맛집의 신세계를 경험하다

평소 혼밥을 즐기는 나. 오늘은 왠지 든든한 밥 한 끼가 간절했다. 검색 끝에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이천의 한 생선구이 전문점, “호운”이었다. 이천은 쌀로 유명한 지역이니, 밥맛은 보장될 것 같았다. 게다가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 구성이라는 정보에 망설임 없이 목적지를 설정했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 혼자 떠나는 맛집 탐방, 오늘도 혼밥 성공을 예감하며…

길을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니, 과연 이런 곳에 맛집이 있을까 싶은 풍경이 펼쳐졌다. 주변은 온통 논밭! 드넓은 들판을 보니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곳으로 향했지만, 입구가 다소 헷갈렸다. 순간, ‘잘못 찾아온 건가?’ 하는 불안감이 스쳤지만, 이내 ‘호운’이라고 쓰인 나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찾았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으로 향했다. 한옥으로 지어진 건물이 꽤나 운치 있었다. 입구에는 “호운 생선구이”라고 쓰인 나무 간판이 정겹게 맞이해줬다.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 내가 도착한 시간은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호운 생선구이 간판
정갈한 글씨체의 “호운 생선구이” 간판이 맛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웨이팅은 필수라고 들었지만, 혼자 온 덕분인지 금방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테이블은 2인석, 4인석 다양하게 있었고,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카운터석은 따로 없었지만, 2인 테이블에 편안하게 앉을 수 있었다. 혼자 왔다고 눈치 주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감사했다. 역시 혼밥은 분위기가 중요한데, 이곳은 혼자 와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였다.

메뉴를 보니 고등어구이, 임연수구이, 삼치구이 등 다양한 생선구이 정식이 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을 함께 맛볼 수 있는 2인 세트 메뉴가 눈에 띄었다. 혼자지만, 2인 세트(25,000원)를 주문했다. 어차피 다 먹을 수 있으니까!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들이 먼저 나왔다.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을 보니, 마치 한정식집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콩나물국, 김치, 샐러드, 나물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하나같이 다 맛있어 보였다. 특히 콩나물국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이 등장했다. 뜨거운 철판 위에 올려진 고등어구이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제육볶음은 매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솥밥도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것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 한 상 차림
푸짐한 한 상 차림, 혼자 먹기에는 많아 보이지만… 남길 수 없지!

먼저 고등어구이부터 맛을 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간도 딱 알맞게 되어 있어서, 밥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고등어 살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다. 비린내도 전혀 없고, 정말 신선한 고등어를 사용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제육볶음. 불맛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정말 내 스타일이었다. 양도 푸짐했고, 고기도 두툼해서 씹는 맛이 있었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쌈 채소가 함께 나와서, 쌈을 싸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이천 쌀로 지은 솥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밥알은 씹을수록 단맛이 났다.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밥을 다 먹고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으니,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반찬들도 하나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혼자서 이렇게 푸짐하게 먹으니,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식당 뒷마당에 작은 정원이 있었다. 잠시 의자에 앉아 쉬면서, 소화를 시켰다. 주변은 논밭이라 조용하고 한적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좋았다. 식당 입구에는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고, 앤티크한 느낌의 소품들도 눈에 띄었다.

호운 외관
정겨운 분위기의 외관, 식사 후 잠시 쉬어가기 좋은 정원도 마련되어 있다.

총평하자면, 이천 “호운”은 혼밥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1인분 주문도 가능하고, 혼자 와도 눈치 주는 사람도 없고, 무엇보다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특히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서 가성비도 훌륭하다. 다만,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예약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이 라인 없이 자유롭게 주차하는 방식이라 혼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서빙하는 직원분들이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음식 맛과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이런 단점들은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돌아오는 길,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생각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이천에 이렇게 맛있는 곳이 있었다니. 앞으로 이천에 올 일이 있다면, “호운”은 꼭 다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가족끼리 외식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총점: 5/5

* 맛: ★★★★★
* 가격: ★★★★★
* 분위기: ★★★★☆
* 혼밥 지수: ★★★★☆

혼밥 꿀팁:

*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면 웨이팅을 줄일 수 있다.
* 2인 세트 메뉴를 시켜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 혼자 왔다고 당황하지 말고, 당당하게 주문하자.
* 식당 뒷마당 정원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 근처에 화담숲이 있으니, 식사 후 방문하는 것도 좋은 코스다.

고등어 구이
겉바속촉의 정석, 고등어 구이!
임연수 구이
담백한 맛이 일품인 임연수 구이
제육 볶음
불향 가득한 매콤달콤 제육 볶음
된장국
구수한 된장국
한 상 차림
정갈한 밑반찬과 푸짐한 메인 요리
호운 외관
한옥 건물에서 즐기는 맛있는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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