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섬. 특히 혼자 떠나는 여행은 모든 순간이 나만을 위한 선물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이번 제주 여행의 목적은 단 하나,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만끽하는 것이었다. 숙소를 성산일출봉 근처로 잡은 이유도 오롯이 혼자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로운 다짐을 하고 싶어서였다. 아침 일찍 서둘러 성산일출봉에 올라 장엄한 일출을 감상하고 나니,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동친다.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 혼자 밥 먹을 곳을 찾아 나섰다.
사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식사 때가 가장 고민이다. 특히 제주처럼 관광객이 많은 곳은 혼밥이 가능한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다. 2인 이상 주문을 받는 곳도 많고, 혼자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 있으면 괜히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좋은 예감이 들었다. 성산일출봉 근처에는 맛집들이 즐비하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몇 군데 식당을 눈으로 스캔하며 물색하던 중, 한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깔끔한 외관에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내부가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2층에 위치해 있어 뷰도 좋을 것 같았다. 망설일 필요 없이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은은하게 퍼지는 갈치조림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혼자 오셨어요?”
“네, 혼자 왔습니다.”
직원분은 전혀 놀라거나 불편한 기색 없이 나를 창가 자리로 안내해 주셨다. 혼자 온 손님을 배려하는 모습에 안도감이 들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갈치구이,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전복죽… 제주 향토 음식이 가득한 메뉴들을 보니 도저히 하나만 고를 수가 없었다. 결국 고민 끝에 통갈치조림 세트를 주문했다. 혼자 먹기에는 다소 많은 양이었지만, 왠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고 창밖을 바라봤다. 역시 2층이라 그런지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왔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웅장한 성산일출봉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이 멋진 풍경을 오롯이 혼자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통갈치조림 세트가 나왔다. 상상 이상으로 푸짐한 양에 입이 떡 벌어졌다. 커다란 냄비에 담긴 통갈치조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치구이와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갈치구이부터 맛을 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갈치구이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꿀맛이었다.
다음으로 통갈치조림에 도전했다. 커다란 갈치 한 토막을 냄비에서 건져 밥 위에 올렸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갈치 속살 깊숙이 배어 있었다. 입에 넣는 순간, 감칠맛이 폭발하며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갈치 살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묵은지 특유의 새콤함과 시원함이 더해져 느끼함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정신없이 갈치조림을 먹고 있는데, 직원분이 다가와 “혹시 밥 더 드릴까요?”라고 물으셨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맛있는 갈치조림 양념에 밥을 비벼 먹고 싶은 욕심에 밥 한 공기를 추가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짭짤하고 매콤한 양념에 비빈 밥은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신선한 쌈 채소와 멸치볶음, 김치, 톳나물 등 다양한 반찬들은 입맛을 돋우는 데 충분했다. 특히 톳나물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반찬이라 더욱 맛있게 먹었다.
혼자였지만, 꿋꿋하게 통갈치조림 세트를 모두 해치웠다. 배가 터질 듯 불렀지만, 너무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 모습이 조금 창피했지만, 그만큼 맛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직원분은 “맛있게 드셨어요?”라며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혼자 와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는데,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답했다. 직원분은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셨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성산일출봉을 바라봤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천천히 걸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혼자 떠나온 제주 여행이었지만,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외로움은 느낄 새도 없었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통갈치조림이었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이 만들어낸 최고의 맛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라도 전혀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에 분명 만족할 것이다. 특히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먹는 갈치조림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는 또 어떤 맛집을 발견하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제주에는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까.
돌아오는 길,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시원한 제주 감귤 주스를 하나 사서 마셨다. 상큼한 감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기분을 더욱 좋게 만들었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씻고 짐을 정리한 후, 침대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했다. 스르륵 눈이 감겼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어제와는 또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오늘은 날씨가 더 맑아서 그런지, 성산일출봉이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웅장한 성산일출봉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성산일출봉을 오르며 어제 먹었던 통갈치조림을 떠올렸다.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에 제주에 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겨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정상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을 맞으며 잠시 눈을 감았다. 지난 몇 달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듯했다.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산일출봉에서 내려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 작은 기념품 가게에 들러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샀다. 제주 특산물인 감귤 초콜릿과 오메기떡이었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다. 짧은 1박 2일의 제주 여행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깨달았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비행기 탑승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에 들러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주 감귤 주스를 한 병 사서 마셨다. 역시 제주에 오면 감귤 주스를 마셔야 한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자리에 앉으니, 피로가 몰려왔다. 잠시 눈을 붙였다. 눈을 떠보니, 벌써 서울에 도착해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꿈 같은 제주 여행이었다.
집에 돌아와 짐을 풀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부모님은 내가 사온 선물을 보시고 매우 기뻐하셨다. 부모님의 웃음소리를 들으니,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다음 주말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그리고 제주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드려야겠다. 특히 통갈치조림 이야기는 꼭 해드려야지.
혼자 떠났던 제주 맛집 여행. 성산일출봉의 아름다운 경치와 잊을 수 없는 갈치 맛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혼자여도 괜찮다는 용기를 준 제주, 다시 한번 꼭 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