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의 평촌역 돈까스 맛집 정복기! 교카이젠에서 만난 인생 흑돼지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3월의 마지막 주말, 나는 홀로 평촌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교카이젠. 이름만 들어도 범상치 않은 이 곳은, 사라진 토종돼지를 복원했다는 송학농장의 귀한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이라고 했다. 평촌역에서 내려, 눈보라를 뚫고 찾아간 아파트 상가 지하. 닫힌 문처럼 보이는 입구 앞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섰다.

상가 지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된 공간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그래, 오늘 혼밥도 성공이겠어!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돼지 품종과 부위가 적혀 있었다. 버크셔K, 우리흑돈, 퀸즈포크… 마치 돈가스 오마카세를 즐기는 기분이었다. 어떤 걸 먹어야 후회하지 않을까? 고민 끝에, 나는 특상등심 탐라흑돈안심 버크셔K를 주문하기로 했다.

주문을 마치니, 따뜻한 호박 스프가 나왔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스프는, 차가운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곧이어 밑반찬이 차려졌다. 폰즈 소스에서는 은은한 시소 향이 느껴졌고, 겨자에는 간 무가 더해져 있었다. 돈카츠 맛집이라고 해서 단순히 고기만 훌륭한 것이 아니었다. 이곳은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쓴, 정성이 가득한 곳이었다.

따뜻한 호박 스프
차가운 날씨에 몸을 녹여주던 호박 스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카츠가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옷을 입은 흑돼지 돈카츠의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특상등심 탐라흑돈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겹겹이 쌓인 지방층은 마치 패스츄리 같았고,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식감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셰프님은 고기에 대한 배경 설명과 함께, 어떤 맛인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덕분에 돈카츠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소금, 돈까스 소스 + 와사비, 올리브유, 트러플 오일까지 다양한 소스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처음에는 오롯이 고기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 아무것도 찍지 않고 먹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눌렀을 뿐인데 스윽하고 잘리는 안심 버크셔K는, 마치 잘 만든 닭가슴살처럼 부드러웠다.

돈카츠를 맛보는 동안, 매장 분위기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고, 은은한 조명과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마치 청담동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만을 위한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고소한 지방 덕분에 정신없이 돈카츠를 먹다 보니, 어느새 밥은 뒷전이 되어 있었다. 마지막 한 점을 입에 넣고 나서야, 느끼함이 살짝 올라오는 듯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깔끔한 우엉절임과 따뜻한 돈지루가 느끼함을 말끔하게 잡아주었다. 특히 돈지루는, 돼지고기 육수에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일본식 된장국으로, 돈카츠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돈지루와 밑반찬
느끼함을 잡아주는 돈지루와 깔끔한 밑반찬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맛을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정도 퀄리티의 돈카츠를 이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사이드 메뉴인 카레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교카이젠에서의 혼밥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했다. 평촌까지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왕복 세 시간이 아깝지 않은 맛이었다. 집에서 가까웠다면 매일 왔을지도 모르겠다. 혼자여도 괜찮아! 교카이젠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며, 최고의 돈카츠를 맛볼 수 있으니.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대기 공간이 다소 협소하고 추웠다는 점, 그리고 테이블 안내가 조금 느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맛 하나만으로 모든 단점을 잊게 할 만큼 훌륭했다. 다음에는 꼭 저녁 시간에 방문해서, 맥주와 함께 돈카츠를 즐겨봐야겠다.

평촌에서 뜻밖의 인생 돈까스를 만났다. 숨겨진 평촌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다. 혼밥러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오늘도 혼밥 성공!

돈지루, 밥, 카레
밥과 돈지루, 그리고 다음 방문 때 꼭 먹어보고 싶은 카레
젓가락으로 집은 돈카츠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돈카츠, 육즙이 살아있는 듯하다.
카레 클로즈업
다음 방문을 기약하게 만드는 카레의 비주얼
돈카츠 단면
두툼한 돈카츠 단면, 다시 봐도 군침이 돈다.
카레 디테일
튀김 부스러기를 올린 카레의 모습
돈카츠 한상차림
돈카츠 한 상 차림, 다양한 곁들임이 눈에 띈다.
브랜드육 위치 지도
교카이젠에서 소개하는 브랜드육 위치 지도
돈카츠 단면
저온 조리된 돈카츠의 아름다운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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