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의 천황사 나들이, 기운 불끈 솟는 인생 장어 맛집 탐험기

오늘도 어김없이 혼밥 여정. 주말을 맞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들었다. 목적지는 천황사. 그곳에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장어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역시 맛집 탐방 아니겠어? 혼자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길. 이번엔 어떤 맛있는 이야기가 기다릴까?

천황사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더 고즈넉했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푸르른 나무들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시원한 물소리가 청량하게 울려 퍼졌다. 이런 곳에서 먹는 장어는 대체 어떤 맛일까? 기대감에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드디어 식당 앞에 도착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식당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풍기는 맛집 포스가 느껴졌다. 주차장이 없는 건 조금 아쉬웠지만, 이 정도 맛집이라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훈훈한 온기와 함께 장어 굽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혼자 오셨어요?”라는 아주머니의 친절한 인사에, “네, 혼자 왔습니다!”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혼밥 레벨 만렙의 여유랄까.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훑어봤다. 장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메인 메뉴인 듯했다. 고민 끝에 장어 맛의 기본을 느껴보기 위해 소금구이 1인분을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사실 혼밥족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맛도 맛이지만,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 아니겠어? 그런 의미에서 이 집은 이미 합격점이었다.

숯불 위에 구워지고 있는 장어
숯불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지는 장어의 모습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주문과 동시에 테이블에는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깻잎장아찌, 묵은 대파 김치, 깻잎, 생강, 양념장 등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묵은 대파 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깻잎장아찌 역시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이었다. 장어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것 같았다. 혼자 왔지만,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푸짐한 상차림에 감동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 소금구이가 등장했다. 뜨겁게 달궈진 숯불 위에 가지런히 놓인 장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장어 크기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장어를 보니, 어서 빨리 맛보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혼자 왔으니,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구워 먹어야지!

구워진 장어 단면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장어구이의 단면.

잘 구워진 장어 한 점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다. 젓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쫄깃한 탄력이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드디어 첫 입!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와 쫄깃한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과연, 장어 맛의 기본을 제대로 아는 집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느끼함은 전혀 없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깻잎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향이 장어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묵은 대파 김치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깻잎, 생강, 양념장 등 다양한 밑반찬들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입맛을 돋우었다. 역시, 맛집은 밑반찬부터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장어 한 상 차림
숯불 위에 구워지는 장어와 푸짐한 밑반찬은 혼밥의 외로움을 잊게 해준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롯이 장어 맛에 집중하며, 천천히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숯불에 구워져 은은한 불맛이 느껴지는 장어는, 그 자체로 최고의 요리였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저절로 기운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역시, 장어는 몸보신에 최고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누룽지가 제공되었다. 구수한 누룽지를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장어의 느끼함도 싹 가시는 것 같았다. 마지막 누룽지까지 완벽하게 클리어하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가격은 조금 높은 편이었지만, 맛과 서비스,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니,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역시, 맛도 맛이지만 친절한 서비스는 감동을 더하는 것 같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주변 풍경을 둘러봤다. 푸르른 자연 속에서 맛있는 장어를 먹으니, 몸과 마음이 모두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혼자 떠나온 천황사 나들이, 정말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또 혼자 드라이브하러 와서, 이 집 장어를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고, 맛도 훌륭한 천황사 맛집. 오늘 혼밥도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천황사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장어 맛의 기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이곳이다.

잘 구워진 장어 클로즈업
겉바속촉의 정석,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장어.
숯불 위에 장어 굽는 모습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맛있는 장어구이.
장어 단면
장어의 촉촉함이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장어와 밑반찬
다양한 밑반찬과 함께 즐기는 장어의 풍미.
장어 굽기 전
숯불 위에서 맛있게 구워지기 전 장어의 신선한 모습.
굽기 전 장어 정렬
가지런히 놓여진 장어에서 느껴지는 장인의 손길.
메뉴판
메뉴판 사진.
장어 정렬
보기좋게 정렬된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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