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의 위로, 따뜻한 국물이 스미는 고령 맛집 여행: 고령추어탕에서 찾은 인생 추어탕

어쩌다 보니 혼자 떠나게 된 고령 여행. 사실 여행이라기보다는 잠깐의 일탈에 가까웠다. 복잡한 머릿속을 잠시나마 비워내고 싶어서 무작정 차를 몰았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장점은 역시나 자유로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롯이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발길을 옮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혼자 밥을 먹어야 하니 메뉴 선택에 신중해질 수밖에. 그러다 문득 뜨끈한 국물이 생각났다. 고령까지 왔으니 이 지역 맛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검색 끝에 발견한 곳은 바로 ‘고령추어탕’이었다. 고령에서 추어탕 맛집이라니, 이름부터가 끌렸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왠지 모르게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빨간색 차양과 “고령추어탕”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간판이 눈에 띈다. 간판 옆에는 전화번호 ‘955-7720’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외관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오래된 맛집의 포스가 느껴진달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공기가 훅하고 느껴졌다.

고령추어탕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고령추어탕의 정겨운 외관

혼자 왔다고 하니, 직원분께서 창가 쪽 테이블로 안내해주셨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메뉴는 단 하나, 추어탕이었다.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추어탕을 주문했다. 혼밥 레벨이 높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메뉴가 하나인 식당에서는 괜스레 안도감이 든다. 역시 혼밥은 메뉴 선택의 자유로움보다는, 단순함이 최고다.

주문 후,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있었고,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건 아니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혼자 식사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혼자 조용히 식사하고 계신 분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나처럼 혼자 여행 온 걸까, 아니면 동네 주민일까? 괜히 궁금해졌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어탕이 나왔다. 쟁반 위에 정갈하게 담긴 추어탕과 밥, 그리고 다양한 밑반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령추어탕 한 상 차림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고령추어탕 한 상 차림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다진 마늘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안에 숨어있던 시래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한 추어탕 향이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맛봤다. 와, 진하고 깊은 맛! 텁텁함 없이 깔끔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미꾸라지를 갈아 넣었다고 하는데,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시래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듯했다. 푹 삶아진 시래기는 추어탕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밥 한 숟갈을 국물에 말아 시래기와 함께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멸치볶음은 짜지 않고 고소했으며, 깍두기는 아삭하고 시원했다. 특히, 깍두기는 추어탕과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멸치볶음, 깍두기, 오이무침 등 하나하나 맛깔스러운 반찬들은, 마치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상 같은 느낌을 주었다.

고령추어탕 밑반찬
추어탕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밑반찬들

경상도식 추어탕답게, 테이블에는 제피 가루가 준비되어 있었다. 톡 쏘는 향이 매력적인 제피 가루를 추어탕에 살짝 뿌려 먹으니,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조금 매콤했지만,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를 넣어 먹으니 칼칼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정신없이 추어탕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였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역시 이럴 땐 뜨끈한 국물이 최고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냐는 질문에, 엄지 척! 맛있게 잘 먹었다고 말씀드리니, 사장님께서도 흐뭇해하셨다.

가게를 나서면서, 오늘도 혼밥 성공! 이라는 만족감이 밀려왔다. 혼자 여행 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는 것 같다.

고령추어탕, 이곳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닌,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곳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든든한 한 끼를 선사하는 곳. 고령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추어탕 한 그릇이면 충분하니까.

고령추어탕 외부 전경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은 고령추어탕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따뜻했던 추어탕의 온기가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고령에서의 혼밥, 완벽한 성공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지. 그땐 2인분 포장도 잊지 말아야겠다.

고령추어탕 간판
고령추어탕 간판
고령추어탕 입구
가마솥 추어탕 전문점
고령추어탕 건물
찾기 쉬운 위치
테이블 표면
깔끔한 테이블
고령추어탕 전경
고령에서 만난 따뜻한 맛집
추어탕
깊고 진한 추어탕
추어탕
몸보신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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