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혼밥, 뭘 먹을까 고민하며 스마트폰을 켰다. 익숙한 검색창에 ‘혼밥’ 두 글자를 띄우니, 역시나 뜨는 건 뻔한 프랜차이즈 식당들뿐. 뭔가 새롭고, 정말 ‘나만을 위한’ 식사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친구가 극찬했던 만두집이 떠올랐다. 대전 유성터미널 근처에 있다는 맛집, ‘유성만두’. 혼자라도 괜찮아,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혼밥 맛집 탐험!
유성터미널에서 내려,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를 벗어나 뒷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낡은 간판과 빛바랜 외관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유성만두’가 눈에 들어왔다. 쨍한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여진 “유성만두” 네 글자가 왠지 모르게 정겹다. 겉에서 보기엔 평범한 동네 만두집이지만, 왠지 모를 ‘찐’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보다 넓은 홀이 나타났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혼밥 레벨 +1 상승!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테이블은 몇 군데 비어 있었다. 한쪽에서는 할머니들이 분주하게 만두를 빚고 계셨다. 손으로 직접 빚는 만두라니, 벌써부터 기대감이 샘솟았다. 메뉴판을 보니 만두국, 떡만두국, 군만두, 만두전골 등 다양한 만두 요리가 있었다. 겨울에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냉만두국이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맛볼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떡만두국과 군만두를 주문했다. 혼자 와서 두 메뉴나 시키는 건 좀 과할까 싶었지만, 맛있는 걸 앞에 두고 참을 수는 없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반찬이 나왔다. 김치, 단무지, 그리고 양파장아찌. 특히 김치는 젓갈 향이 살짝 나는 것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아삭하고 시원한 동치미도 함께 나왔는데, 살얼음이 살짝 떠 있는 것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떡만두국이 나오기 전에 동치미를 홀짝이며 기다리니, 어릴 적 할머니 집에서 먹던 만두국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드디어 떡만두국이 나왔다. 뽀얀 사골 국물에 큼지막한 만두가 옹기종기 담겨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김 가루와 파, 그리고 노란 지단이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사골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간은 살짝 슴슴한 편이었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 먹으니 딱 좋았다.
만두는 얇은 피에 속이 꽉 차 있었다. 돼지고기와 김치, 당면, 숙주 등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냈다. 특히 숙주가 많이 들어가서인지, 느끼함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좋았다. 만두 속에는 특이하게도 자르지 않은 긴 당면이 들어 있었다. 쫄깃한 당면의 식감이 재미있었지만, 가끔 덜 익은 부분이 씹히는 건 조금 아쉬웠다. 떡은 쫄깃쫄깃했고, 국물과 함께 떠먹으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곧이어 군만두도 나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군만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찐만두에 사용되는 만두와 동일한 만두를 튀겨낸다고 하는데, 튀김옷이 과하게 두껍지 않아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한 입 베어 무니, 육즙이 팡 터져 나오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떡만두국 국물에 살짝 찍어 먹으니, 꿀맛! 혼자 먹기에는 양이 좀 많았지만,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오롯이 음식에 집중하며 맛을 음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뜨끈한 떡만두국과 바삭한 군만두를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할머니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대답하니,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셨다.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유성만두는 단순히 맛있는 만두를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 냄새가 나는 정겨운 공간이었다.
가게를 나서니, 아까보다 햇살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든든한 만두 덕분일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유성만두, 혼밥하기에도 좋고, 맛도 훌륭한 곳이었다. 다음에는 냉만두국을 꼭 먹어봐야지. 오늘도 맛있는 혼밥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