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바다 보러 오는 거야 당연하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맛있는 밥 한 끼는 놓칠 수 없지. 묵호항 근처에 ‘초당쫄면순두부’라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순두부찌개에 쫄면이라니, 상상만으로는 도저히 짐작이 안 가는 조합이었지만, 끌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혼밥하기에도 괜찮아 보였고, 무엇보다 새로운 맛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렇게 나의 묵호 맛집 탐험이 시작됐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묵호역 앞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네이버 지도를 켜고 ‘초당쫄면순두부’를 검색하니,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가게 간판은 큼지막한 글씨로 “초당쫄면순두부”라고 쓰여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띄었다. 건물 외벽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욱 정감 갔다. 드디어 혼밥 성지 순례의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

가게 앞에 도착하니,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11시 오픈이라는 정보를 봤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바로 앞에 키오스크가 있었다. 여기서 주문을 하고, 번호표를 받아서 옆에 마련된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시스템이었다. 대기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겨울에는 따뜻하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살펴보니, 고민할 것도 없이 ‘초당쫄면순두부’ 단일 메뉴였다. 가격은 7,500원.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다. 쫄면을 빼고 싶다면 뺄 수도 있고, 비엔나소시지 토핑을 추가할 수도 있었다. 나는 기본 쫄면순두부에 비엔나소시지 토핑을 추가해서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이 정도는 괜찮잖아?
대합실은 생각보다 넓고 쾌적했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서 시원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벽에는 ‘초당쫄면순두부 맛있게 먹는 법’이 적혀 있었다. 1. 아래부터 섞어 먹는다. 2. 쫄면을 좋아하면 바로 먹고, 퍼진 면을 좋아하면 국물에 두었다 먹는다. 3. 위에 국물만 살짝 떠서 먹으면 텁텁함을 덜 수 있다. 친절한 설명 덕분에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15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번호가 불렸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테이블은 4~5개 정도밖에 없었고,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는 따로 없었다. 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혼자 앉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적거리지 않아서 혼밥하기에 더 좋았다.
테이블에 앉으니, 직원분께서 물과 컵을 가져다주셨다. 테이블 위에는 숟가락, 젓가락, 티슈가 놓여 있었다. 가게 곳곳에는 손님을 배려하는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신경 쓴 듯한 분위기였다.
주문한 쫄면순두부가 금방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쫄면, 순두부, 비엔나소시지, 파가 듬뿍 들어있었고, 빨간 국물이 식욕을 자극했다. 몽글몽글한 순두부를 기대했는데, 일반 순두부가 들어있어서 살짝 아쉬웠지만, 맛은 어떨지 더욱 궁금해졌다.

기본 반찬은 콩나물과 무생채, 김 세 가지였다. 밥은 무한리필! 혼자 와서 밥 많이 먹는다고 눈치 주는 사람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게다가 어린이 손님을 위한 저염 김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아이와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다.
자, 이제 드디어 쫄면순두부를 맛볼 시간! ‘맛있게 먹는 법’에 따라 아래부터 섞어 먹어봤다. 쫄면이 불어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쫄깃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국물은 후추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칼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었다. 돼지고기 베이스 양념의 묵직함도 느껴졌다. 순두부찌개라기보다는 마치 강된장처럼 밥에 비벼 먹기 좋은 스타일이었다.
쫄면과 순두부의 조합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쫄면의 쫄깃함과 순두부의 부드러움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쫄면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을 흡수해서 점점 더 쫄깃해졌다. 탱글탱글한 쫄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오자마자 바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후추 향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딱 맞는 맛이었다.
밥을 한 숟가락 떠서 국물에 살짝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스며들어 입안 가득 풍미가 퍼졌다. 쫄면과 순두부를 함께 먹으니, 든든함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았다. 비엔나소시지는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순두부찌개를 가장 맛있게 만들면 이런 맛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순두부찌개에 쫄면을 더했을 뿐인데, 이렇게 색다른 맛이 탄생할 줄은 몰랐다.
혼자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하지만 밥은 무한리필이니까, 한 공기 더 먹기로 했다. 이번에는 밥을 국물에 повністю 말아서 먹어봤다. 역시나 맛있었다. 밥알이 국물을 흡수해서 더욱 부드러워졌고, 쫄면과 함께 먹으니 식감도 더욱 풍성해졌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7,500원으로 이렇게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니, 정말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더니, 사장님께서 정말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시는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에 기분이 좋아졌다. 혼자 왔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면서, 묵호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쫄면을 빼고 먹어볼까, 아니면 주먹밥을 추가해서 먹어볼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초당쫄면순두부는 혼밥족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혼자 와도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훌륭하다. 묵호항 근처에 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돌아오는 길, 묵호역 플랫폼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오늘 먹었던 쫄면순두부의 맛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칼칼하면서도 매콤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맛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동해 묵호 맛집, 초당쫄면순두부! 혼밥러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