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수학여행 이후로는 발길이 뜸했던 도시다. 이번에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선물하고자 홀로 훌쩍 떠나왔다. 화려한 볼거리도 좋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한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경주 “황리단길 맛집”을 검색하며, 혼밥도 부담 없고 정갈한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지역명” 향택을 발견했다. 그래, 오늘 저녁은 여기다!
황리단길은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골목을 따라 늘어선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했지만, 혼자 밥 먹을 곳을 찾으려니 살짝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다 저 멀리,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향택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깥의 번잡함과는 전혀 다른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 은은한 조명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전혀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역시,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는 정보는 틀리지 않았다.
따뜻한 보리차가 담긴 물통과 컵을 테이블에 가져다주시는데, 괜스레 마음까지 따스해지는 기분이었다.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니, 삼치곤드레밥, 가지된장덮밥, 육회비빔밥 등 정갈한 한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겨울 “맛집”답게 제철 굴덮밥도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가장 대표 메뉴라는 삼치곤드레밥과 사이드 메뉴인 한판 버섯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부터 연인, 그리고 나처럼 혼자 온 손님까지 다양했다. 다들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치곤드레밥이 나왔다. 놋그릇에 담긴 밥 위로 곤드레나물이 소복하게 올려져 있고, 그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삼치구이가 얹어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젓가락으로 곤드레나물과 밥, 삼치구이를 함께 집어 입안에 넣으니, 향긋한 곤드레 향과 고소한 삼치 맛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이었다. 삼치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서, 퍽퍽함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곤드레나물도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서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좋았다. 밥 자체도 윤기가 흐르고 찰기가 있어서, 정말 꿀맛이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따뜻한 장국은 깊은 맛이 나서, 밥과 함께 먹으니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밑반찬은 필요하면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니, 인심도 후한 곳이었다.

사이드 메뉴로 시킨 한판 버섯도 기대 이상이었다. 노릇하게 구워진 버섯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버섯 자체의 풍미도 뛰어나서, 굳이 양념을 찍어 먹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었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았지만, 남기기 아까워서 싹싹 비웠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났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라, 부모님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니, 사장님께서 네이버 영수증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면 호박 식혜를 준다고 하셨다. 평소에 식혜를 즐겨 마시는 터라, 냉큼 참여하고 호박 식혜를 받았다. 컵에 담긴 식혜는 은은한 호박색을 띠고 있었고, 달콤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한 모금 마시니, 과하지 않은 단맛과 은은한 호박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정말 덤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맛이었다.
향택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경험이었다. 정갈한 음식, 아늑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혼자 여행 와서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고 싶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향택은 황리단길의 번잡함 속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혼밥은 물론, 데이트나 가족 외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한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나오는 길에, 다음에는 굴덮밥과 가지된장덮밥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겨울에만 맛볼 수 있다는 굴덮밥은, 신선한 굴이 듬뿍 들어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가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가지된장덮밥도 궁금하다.

향택 덕분에, 경주에서의 혼자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 경주 여행에서도, 향택은 꼭 다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찜해두었다. 황리단길에서 “혼밥”할 일이 있다면, 향택을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