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엘 가게 된 건, 볕 좋은 어느 날 갑자기였어라.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는데, 마침 함평이 떠오른 게지. 함평 하면 뭐가 떠오르간디? 나비축제? 넉넉한 인심? 뭐, 다 맞는 말이제. 하지만 내겐 함평은 곧 ‘전주식당’이었어. 오래전부터 그 집 육회비빔밥 맛이 어찌나 궁금했던지, 맘먹고 길을 나섰다 이 말이지.
꼬불꼬불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니, 낡은 벽돌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어. 겉모습은 영락없는 옛날 가정집인데,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 감돌았어. 간판을 보니 ‘황옥순 전주식당’이라고 쓰여 있더라고. 1980년부터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하셨다니, 벌써 40년이 훌쩍 넘은 셈이지. 이야, 이 정도면 함평의 숨은 노포 맛집이라 불러도 손색없겄어.

문턱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니, 역시나 예상대로였어.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즐기고 있더라고. 벽에는 오래된 사진들과 백년가게 인증패가 걸려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어. 나는 얼른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지.
메뉴는 다양했지만, 역시 내 눈길을 사로잡는 건 ‘한우 생 비빔밥’. 2만원이라는 가격이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제대로 맛을 봐야 쓰겄다 싶어서 찐생비빔밥을 시켰어. 그리고 왠지 땡기던 한우 육회 초밥도 하나 추가하고.

주문을 마치니, 밑반찬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어. 콩나물무침, 김치, 깻잎장아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찬들이었는데, 하나하나 맛을 보니 어찌나 맛깔스럽던지. 역시 전라도 음식은 밑반찬부터가 다르다니까.
근디, 뭣보다 놀라웠던 건 바로 ‘돼지 등뼈찜’이었어. 큼지막한 뼈에 살이 푸짐하게 붙어 있는 등뼈찜이 떡하니 상에 오르는데, 이야, 이거 완전 술안주로 딱이겄다 싶더라고. 돼지 잡내 하나 없이 야들야들하게 삶아진 등뼈를 짭짤한 양념에 콕 찍어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 게 정말 꿀맛이었어. 식사 전에 입맛 돋우는 데는 이만한 게 없겠더라.

등뼈찜에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 찐 생 비빔밥’이 나왔어.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밥, 갖가지 채소, 김 가루, 그리고 선홍빛 육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는데, 그 색감하며 윤기가 어찌나 곱던지. 슥슥 비벼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이야, 이거 진짜 말로 다 할 수가 없는 맛이더라고.

갓 잡은 듯 싱싱한 육회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는 신선함 그 자체였어. 고소한 참기름 향과 매콤달콤한 고추장의 조화는 또 어떻고. 정말이지 환상의 맛이라는 말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어. 밥알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지.
비빔밥과 함께 나온 선짓국도 빼놓을 수 없어. 맑은 국물에 큼지막한 선지가 듬뿍 들어 있었는데, 어찌나 시원하고 칼칼하던지. 비빔밥 한 입 먹고 선짓국 한 모금 마시니, 속이 다 풀리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또 하나의 별미, 바로 ‘한우 육회 초밥’이었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육회 위에 톡 쏘는 와사비를 살짝 얹어 먹으니, 이야, 이거 진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더라고. 신선한 육회의 풍미와 짭짤한 간장, 그리고 와사비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어.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텅 비어 있었어.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 워낙 맛있는 집이라 다른 메뉴도 궁금해지기도 했고. 다음에는 꼭 홍어비빔밥이랑 등뼈콩탕도 먹어봐야 쓰겄어.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께서 어찌나 친절하시던지. “맛있게 드셨능가?” 하시면서 따뜻한 미소를 지으시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졌어.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복분자차를 한 잔 건네주시더라고. 이야, 이 인심에 내가 또 감동을 안 받을 수가 없잖아.
전주식당에서 맛있는 비빔밥을 먹고 나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을 거야. 오랜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식당의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이 더해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게지.
함평에 간다면, 꼭 전주식당에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맛있는 비빔밥을 맛보며, 따뜻한 정을 느껴보는 건 어떻소?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일 거요. 아, 그리고 주차는 골목길에 알아서 해야 하니, 그 점은 참고하시고. 넉넉하게 잡고 가시는 게 좋을거요.

아참, 혹시 찐생비가 매진될까 걱정된다면, 미리 전화해보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여. 주말 점심시간에는 붐빌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고. 그리고 등뼈찜은 서비스로 나오는 거지만, 워낙 인기가 많아서 추가 주문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하니, 맛만 보고 더 먹고 싶다면 부담 없이 주문해보시랑께. 분명 만족할 거요. 함평 맛집 전주식당, 꼭 한번 들러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