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입구 장미처럼 붉은 코다리, 먹골역 숨은 전주 밥상 맛집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태릉입구역 근처에서 장미 축제가 한창이라며, 겸사겸사 점심이나 함께 하자는 것이었다. 화려한 장미의 향연도 좋지만, 뱃속에서 은근히 울리는 꼬르륵 소리는 맛있는 음식을 갈망하고 있었다. 친구는 망설임 없이 묵동에서 알아주는 맛집이라며 한 식당을 추천했다. “먹고을”이라…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발걸음은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했다.

식당 문을 열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마치 시장통에 온 듯 정겹게 느껴졌다. 홀 중앙에는 반찬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깻잎, 열무김치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깔끔하게 포장되어 진열된 모습은,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나는 왠지 모를 기대감을 안고 자리에 앉았다.

보글보글 끓는 콩나물국밥
뚝배기 안에서 끓어오르는 콩나물국밥의 열기가 시각적으로도 느껴진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콩나물국밥, 콩나물돌솥밥, 굴밥, 곤드레돌솥밥, 간장게장정식… 하나하나가 모두 놓치기 아까운 메뉴들이었다.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콩나물국밥과, 친구가 강력 추천한 코다리찜을 주문하기로 했다. 특히 코다리찜은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붉은 자태가, 장미 축제의 화려함을 닮은 듯하여 더욱 기대가 되었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우기 시작했다. 콩나물무침, 김치, 깻잎장아찌, 어묵볶음… 소담하게 담긴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젓가락을 들어 콩나물무침을 맛보았다. 아삭한 콩나물의 식감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가 퍼져나갔다. 깻잎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깻잎 특유의 향이 살아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마치 전라도 지방의 넉넉한 인심을 담아낸 듯, 양념을 아끼지 않은 풍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윤기가 흐르는 코다리찜
매콤한 양념과 윤기가 흐르는 코다리찜의 비주얼은 식욕을 자극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다리찜이 나왔다. 큼지막한 코다리 두 마리가 매콤한 양념을 듬뿍 머금고 있는 모습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먹음직스러웠다. 붉은 양념 위로 송송 썰어 올린 파와 깨소금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코다리 한 점을 집어 맛보았다. 겉은 쫄깃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코다리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코다리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 집의 코다리찜은, 단순히 매운 맛이 아닌, 기분 좋은 매콤함이었다. 신선한 오징어를 사용했다는 제육 소스는, 코다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밥 위에 코다리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코다리찜에 곁들여 나오는 콩나물국 또한 예술이었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매운 맛을 중화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푸짐한 한 상 차림
코다리찜, 콩나물국밥, 다양한 밑반찬들이 풍성하게 차려진 한 상.

이어서 콩나물국밥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콩나물국밥은,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콩나물, 파, 김치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 콩나물국밥은, 그야말로 해장에 제격일 듯했다. 국물 한 모금을 맛보았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은,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들었다.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과 김치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을 선사했다. 콩나물국밥에는 오징어 혹은 낙지가 약간 들어가 있어, 감칠맛을 더했다.

나는 콩나물국밥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었다. 뜨끈한 국물과 밥알이 입안에서 어우러져,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콩나물국밥은, 과음으로 지친 속을 달래주는 것은 물론, 잃어버린 입맛까지 되찾아주는 마법 같은 음식이었다.

먹고을 전주콩나물국밥 외관
24시간 영업하는 먹고을 전주콩나물국밥의 정겨운 외관.

식사를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식당을 찾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4시간 운영하는 덕분에,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새벽 늦은 시간, 갑자기 뜨끈한 국밥이 생각날 때, 이곳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특히 술 한잔 기울인 후, 속풀이 해장국으로 콩나물국밥 한 그릇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다소 혼잡하고 시끄러운 분위기였다. 조용하고 편안한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직원분들이 바쁜 탓인지,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반찬 추가를 요청했을 때, 즉각적인 응대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메뉴 안내
다양한 메뉴를 안내하는 간판. 콩나물국밥 외에도 다채로운 선택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을 전주콩나물국밥”은 충분히 매력적인 묵동 맛집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푸짐한 인심은, 불친절함과 혼잡함을 충분히 상쇄할 만했다. 특히 코다리찜은, 매콤한 양념과 쫄깃한 코다리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다음에는 굴밥이나 곤드레돌솥밥을 맛보러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반찬 포장 판매
식당 한켠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태릉입구역 장미 축제는 이미 막을 내렸지만, 혀끝에 남은 코다리찜의 매콤한 여운은, 마치 붉게 피어난 장미처럼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전했다. “덕분에 정말 맛있는 점심 먹었어. 특히 코다리찜은 정말 최고였어!” 친구는 웃으며 대답했다. “거봐, 내가 묵동 맛집이라고 했잖아.”

홀 내부 전경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 있는 홀 내부 모습.

“먹고을 전주콩나물국밥”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안함, 푸짐한 인심, 그리고 맛있는 음식은, 이곳을 묵동 주민들의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책임지는 지역명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태릉입구역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하여, 따뜻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과 매콤한 코다리찜의 풍미를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맛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먹음직스러운 오징어볶음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오징어볶음의 모습.

덧붙여, 이 곳은 콩나물국밥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굴밥, 곤드레돌솥밥, 매생이국 등 계절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별미들도 준비되어 있어,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굴밥은 돌솥에 처음부터 굴을 넣어 밥을 짓기 때문에, 굴 향과 맛이 밥알 하나하나에 깊숙이 배어있어, 진정한 굴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다음 방문 때는 꼭 굴밥을 맛봐야겠다 다짐하며, 오늘의 맛집 탐방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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