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구산동, 이 작은 동네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바로 ‘남포통닭’ 본점의 확장이전 소식 때문이었다. 평소 닭 요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던 나는, 마치 새로운 연구 과제를 앞둔 과학자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주말 저녁, 연지공원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멀리서부터 환한 네온사인 간판이 눈에 띄었다 . ‘남포통닭’, 촌스럽지만 정감 가는 폰트에서 왠지 모를 내공이 느껴졌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마다 숯불 화로가 놓여 있었고, 닭목살이 구워지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다행히 캐치테이블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스캔하듯 훑어보니, 닭목살구이, 통닭, 닭볶음탕 등 다채로운 닭 요리들이 나의 실험 정신을 자극했다 .
고민 끝에 닭목살구이와 후라이드 치킨 반반, 그리고 된장찌개와 계란찜을 주문했다. 닭목살구이는 250g에 21,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테이블에 차려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양배추 샐러드였다. 얇게 채 썬 양배추에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드레싱을 듬뿍 뿌린, 추억의 맛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퇴근길에 사 오시던 통닭과 함께 먹던 바로 그 샐러드 맛! 아련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드디어 닭목살구이가 등장했다. 선홍빛을 띠는 닭목살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 촘촘하게 박힌 지방은 마치 대리석 마블링처럼 아름다웠다. 숯불 위에 닭목살을 올리자, 치이익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피어올랐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닭목살 표면에 갈색 크러스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잘 구워진 닭목살 한 점을 집어 특제 간장 소스에 푹 담갔다. 간장 소스에는 청양고추가 듬뿍 들어 있어 매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식의 시간! 닭목살을 입에 넣는 순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식감이 뇌를 강타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마치 젤리와 콜라겐을 섞어 놓은 듯한 오묘한 느낌이었다. 닭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한 숯불 향이 닭목살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간장 소스의 짭짤함과 청양고추의 매콤함은 닭목살의 느끼함을 완벽하게 잡아주었다.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짜릿한 쾌감! 쉴 새 없이 닭목살을 입으로 가져갔다. 닭목살은 기름기가 적당히 빠져 담백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마치 고급 생갈비를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번에는 닭목살을 부추무침과 함께 먹어봤다. 향긋한 부추 향이 닭목살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쌉쌀한 맛은 덤! 닭목살과 부추의 조합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마치 잘 짜인 알고리즘처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맛의 향연이었다.

다음 타자는 후라이드 치킨이었다. 갓 튀겨져 나온 치킨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튀김옷에서는 은은한 카레 향이 느껴졌다. 마치 과학 실험에서 오차가 발생한 것처럼, 예상치 못한 풍미가 입안을 즐겁게 했다. 닭 껍질의 바삭함은 마치 과자를 씹는 듯 경쾌했고, 속살은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어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남포통닭의 후라이드 치킨은 여느 프랜차이즈 치킨과는 차별화된 맛을 자랑했다. 인위적인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닭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잘 숙성된 와인처럼, 깊고 풍부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닭 껍질은 콜라겐 함량이 높아 피부 미용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된장찌개는 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는 깊고 시원했으며, 된장의 구수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두부, 애호박, 양파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 있어 씹는 재미도 있었다.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극대화된 된장찌개는 닭목살구이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실험 결과, 이 집 된장찌개는 완벽했습니다!
계란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계란찜은 마치 화산처럼 봉긋 솟아 있었다 . 부드러운 계란찜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은은한 간장 향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계란찜 위에 뿌려진 치즈는 고소한 풍미를 더해주었다. 뜨거운 계란찜과 차가운 맥주를 번갈아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면에 싸인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유명 연예인들의 싸인이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계산대 옆에는 커피 머신이 놓여 있어, 후식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남포통닭 본점에서의 식사는 그야말로 미식 실험의 성공적인 결과였다. 닭목살구이라는 새로운 닭 요리를 발견했고, 후라이드 치킨과 된장찌개라는 익숙한 메뉴에서도 새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가성비 넘치는 가격은 나의 실험 정신을 더욱 고취시켰다.
매장을 나서면서, 다음에는 닭볶음탕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포통닭은 앞으로 나의 단골 맛집이 될 것 같다. 김해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남포통닭 본점으로 향해보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서 당신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미식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구산동에서 만나는 지역 최고의 닭요리, 바로 남포통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