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즉흥적으로 떠난 춘천행 ITX 열차 안,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만큼이나 내 안의 도파민 수치가 상승하고 있었다. 목적지는 단 하나, 춘천에서 가장 ‘진짜’ 닭갈비를 맛보는 것이었다. 춘천은 닭갈비의 성지나 다름없지만, 흔히 알려진 명동 닭갈비 골목 대신 현지인이 추천하는 숨겨진 골목, 낙원동으로 향했다. 강원대학교 출신 지인의 강력 추천을 받은 탓이다. 마치 미지의 물질을 찾아 떠나는 과학자처럼, 나는 닭갈비라는 미지의 ‘맛’을 탐구하기 위해 춘천에 발을 디뎠다.
남춘천역에 내려 300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기사님의 현란한 운전 솜씨 덕분에 멀미가 났지만, 곧 마주할 닭갈비 생각에 모든 고통은 잊혀졌다. 하지만 낙원동 닭갈비 골목에 도착했을 때, 첫 번째 난관에 부딪혔다. 지인이 추천한 ‘낙원동 숯불닭갈비’가 문을 닫은 것이다. 당황한 것도 잠시, 바로 앞에 위치한 ‘춘천숯불닭갈비 중앙로점’에 들어갔지만, 2인 손님은 3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는 냉정한 답변이 돌아왔다. 마치 “이곳은 아무나 오는 곳이 아니다”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닭갈비에 대한 나의 열정은 그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었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원조숯불닭불고기집’ 앞에 섰다. 다행히 주인장으로 보이는 사장님께서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해주셨다. 춘천 중앙로 지하상가를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때웠다. 마치 실험 도구가 갖춰지기를 기다리는 과학자처럼, 초조한 마음으로 닭갈비를 기다렸다.
드디어, 사장님의 부름을 받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다는 정보, 매주 수요일과 명절 연휴에는 휴무라는 사실을 머릿속에 입력했다. 메뉴판을 스캔했다. 뼈없는닭갈비와 간장닭갈비 모두 1인분에 14,000원, 막국수는 8,000원, 된장찌개는 3,000원. 아내와 나는 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뼈없는닭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 사장님은 뼈 있는 닭갈비는 초보자가 굽기 어렵다며 뼈 없는 닭갈비를 추천해주셨다. 마치 숙련된 연구자가 초심자에게 실험 방법을 안내하는 듯한 친절함이었다.

주문 후, 숯불이 테이블에 놓였다. 숯불의 화력은 닭갈비를 굽기에 최적화된 온도였다. 곧이어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닭갈비가 등장했다. 닭갈비를 숯불 위에 올리자, 마이야르 반응이 시작되는 듯했다. 10초 간격으로 닭갈비를 뒤집는 것은 필수였다. 닭고기의 단백질과 당이 고온에서 반응하여 겉은 갈색으로 변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가는 과정은 마치 정밀한 화학 실험과 같았다.

잘 익은 닭갈비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미뢰가 격렬하게 반응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닭고기의 부드러운 육질이 느껴졌다. 닭갈비 양념은 과도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닭고기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함께 나온 부추무침은 훌륭한 조연이었다. 알싸한 부추의 향이 닭갈비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줬다. 마치 촉매처럼, 부추무침은 닭갈비의 맛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쌈 채소로 제공된 깻잎의 향긋함, 마늘의 알싸함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춘천에 왔으니 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었다. 막국수를 주문하자, 김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진 막국수가 나왔다. 막국수 육수를 넣고 비벼 먹으니, 비빔 막국수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메밀의 은은한 향과 시원한 육수가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마치 실험의 마지막 단계를 마무리하는 것처럼, 막국수는 닭갈비 식사의 완벽한 마침표였다.

옆 테이블에서는 어르신들이 뼈 있는 닭갈비를 굽고 계셨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닭갈비를 뒤집고 자르는 모습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잠시 후, 간장 닭갈비 1인분을 추가했다. 뼈없는 닭갈비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간장 양념은 닭고기의 풍미를 더욱 부드럽게 감싸는 듯했다. 숯불 향과 간장 양념의 조화는 마치 완벽하게 설계된 실험 결과처럼, 오차 없이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사장님은 “맛있게 드셨냐”며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마치 연구 결과 발표 후 동료들의 칭찬을 받는 기분이었다. 식당을 나서면서, 춘천에서 ‘진짜’ 닭갈비를 맛봤다는 만족감이 밀려왔다. 40년 전통의 노포에서 느껴지는 깊은 맛, 친절한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 그리고 숯불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야르 반응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춘천 맛집 탐험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닭갈비에 대한 나의 과학적인 분석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새로운 맛을 찾아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할 것이다. 춘천 지역명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주저 없이 이 맛집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닭 내장, 똥집 구이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총평: 춘천에서 닭갈비를 먹는 것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춘천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원조숯불닭불고기집’은 40년 전통의 맛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숯불 위에서 펼쳐지는 과학적인 마이야르 반응까지,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곳이었다. 다음 춘천 방문 때는 간장 닭갈비에 옥수수 동동주를 곁들여, 춘천의 밤을 만끽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