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소환! 경대북문 숨은 맛집 도토리에서 맛보는 매콤달콤 돈까스 향수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내어,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경대북문 근처의 한 돈까스 집으로 향했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에게도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은 여전하다. 특히 이곳은 매운 돈까스와 생크림의 조합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입소문을 탄 곳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도토리”는 겉에서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커다란 간판에 큼지막하게 적힌 상호명과 전화번호에서 왠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졌다. 마치 어릴 적 동네 어귀에 있던 경양식 돈까스 집 같은 정겨운 분위기랄까. 1층에는 커피와 빵을 파는 곳이 있어, 식사 후 커피 한 잔까지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도토리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도토리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혼자 앉기에도 부담 없는 좌석들이 많아서 마음에 들었다. 테이블마다 놓인 태블릿 PC가 눈에 띄었는데, 덕분에 주문도 간편하게 할 수 있었다. 혼자 온 손님을 배려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다. 왠지 모르게 학창 시절이 떠오르는 듯한,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운 돈까스였다. 오리지널 매운 돈까스, 로제 돈까스 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는데, 나는 로제 소스에 찍어 먹는 ‘로제찍먹’을 선택했다. 매운맛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는 말에 덜 매운맛으로 부탁드렸다.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었지만, 돈까스 양이 푸짐하고 샐러드바, 후식까지 제공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괜찮은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주문 후 샐러드바로 향했다. 양배추 샐러드, 콘샐러드, 피클 등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었다. 샐러드바가 신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콘샐러드는 어릴 적 경양식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라, 몇 번이나 가져다 먹었다. 식전 음료로 제공되는 블루베리 식초 음료도 상큼하니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로제찍먹 돈까스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돈까스와 밥, 그리고 로제 소스가 담긴 작은 그릇이 함께 나왔다. 돈까스 위에는 곱게 간 파슬리 가루가 뿌려져 있었고, 로제 소스 위에는 앙증맞은 생크림이 올려져 있었다.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푸짐한 양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로제 소스에 생크림이 올려진 독특한 비주얼의 로제찍먹 돈까스
로제 소스에 생크림이 올려진 독특한 비주얼의 로제찍먹 돈까스

돈까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돼지고기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다. 한 입 크기로 잘라 로제 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매운맛을 덜하게 부탁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매운맛이 올라왔다. 이럴 때 생크림을 살짝 찍어 먹으면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돈까스와 생크림의 조합이라니, 처음에는 상상도 못 할 맛이었지만, 먹을수록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었다.

혼자 왔지만, 샐러드바도 이용하고 돈까스도 리필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밥과 샐러드는 셀프로 무한 리필이 가능하고, 돈까스도 반 장까지 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혜자스러운 곳이 아닐 수 없다. 돈까스를 추가해서 먹을까 고민했지만, 워낙 양이 많아서 배가 너무 불렀다. 다음에는 꼭 돈까스 리필까지 도전해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팥빙수 또는 커피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매운 돈까스를 먹었으니, 당연히 팥빙수를 선택했다. 팥빙수는 옛날 팥빙수 스타일로, 얼음 위에 팥, 젤리, 시리얼이 올려져 있었다. 차가운 팥빙수를 한 입 먹으니, 입안의 매운맛이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맛있는 팥빙수였다.

옛날 팥빙수 스타일의 후식
옛날 팥빙수 스타일의 후식

계산을 하려고 보니, 테이블마다 설치된 태블릿 PC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었다. 혼자 와서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든 것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나갈 때 보니, “1인 1식”을 기본으로 하고, 고기 1/2개 추가와 디저트 1회 무료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혼자 오는 손님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감동받았다.

돈까스와 밥, 샐러드, 그리고 생크림이 올려진 로제 소스
돈까스와 밥, 샐러드, 그리고 생크림이 올려진 로제 소스

도토리는 혼자 밥 먹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곳이었다. 넉넉한 테이블 간 간격, 혼자 앉기 좋은 좌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매콤달콤한 돈까스와 시원한 팥빙수의 조합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경대북문에서 혼밥할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도토리를 추천하고 싶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라는 위로를 받으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분홍색 플라스틱 물컵이 조금 낡아 보였고, 창가에 먼지가 조금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을 닦는 행주에서 약간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맛과 서비스는 정말 훌륭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좀 더 깨끗한 환경에서 식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경대 맛집 도토리.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은 여전했다. 혼밥하는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곳, 도토리에서 맛있는 돈까스와 함께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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