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혼자 떠나는 여행, 목적지는 강원도였다. 바다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숯불에 구워 먹는 고기가 간절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역시 맛집 탐방이지. 폭풍 검색 끝에 내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홍천에 위치한 양지말화로구이. 이미 “홍천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었다. 혼밥은 언제나 설레면서도 살짝 긴장되는 일이지만, 이 집은 꼭 가보고 싶었다.
홍천 IC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훌륭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문득 생각나 들르기에도 안성맞춤인 위치. 넓은 마당에 마련된 주차장은 넉넉해서 좋았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붉은 벽돌과 나무로 지어진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시골집 같은 분위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숯불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예전에는 이 근방이 온통 고기 굽는 연기로 자욱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건물 전체에 집진 시설이 잘 되어 있어 깔끔했다. 연통들이 꼼꼼하게 설치되어 있는 모습에서 오랜 역사와 노하우가 느껴졌다.
혼자 온 손님이지만, 직원분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혼자 오셔도 괜찮아요?”라는 나의 어색한 질문에, 오히려 더 밝은 미소로 “당연하죠! 맛있게 드시고 가세요!”라고 답해주셔서 안심했다. 혼밥 레벨 +1 상승하는 순간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혼자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메뉴는 고추장 삼겹살과 간장 삼겹살이 대표 메뉴였다. 고민 끝에 고추장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다. 혼자 왔으니 1인분만 시켜도 괜찮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전혀 문제 없었다. 오히려 “더 필요한 건 없으세요?”라며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주문하자마자 순식간에 테이블이 차려졌다. 숯불이 들어오고, 곧이어 먹음직스러운 고추장 삼겹살이 나왔다. 앙증맞은 크기로 잘려 나온 고기는 숯불 위에서 순식간에 익어갔다. 양념이 타지 않도록 부지런히 뒤집어주는 것이 중요!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과 매콤한 고추장 향이 코를 자극했다.
첫 점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맵지 않고 달지 않고 짜지 않은, 딱 적당한 양념이 돼지고기의 풍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육질도 정말 신선했다. 양념에 가려지지 않는 돼지고기 본연의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숯불 향은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했다.
싱싱한 야채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깻잎 향이 정말 좋았다. 쌈 채소 인심도 후해서, 푸짐하게 싸 먹을 수 있었다. 특히, 메밀 비빔국수와 함께 고기를 싸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매콤새콤한 비빔국수와 숯불 향 가득한 고기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밑반찬은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신선한 쌈 채소는 물론이고, 콩나물 무침, 김치 등 다양한 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된장국이 정말 맛있었다. 공기밥을 시키면 함께 나오는데,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후식으로 제공되는 메밀 커피도 독특했다. 걸쭉한 메밀차에 커피를 탄 맛인데,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따뜻한 메밀 커피를 마시니, 몸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장작불이 은은하게 타오르는 난로 옆에 앉아 메밀 커피를 마시니, 마치 시골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가게 앞에는 돼지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어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왠지 모르게 ‘부자 되세요’라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벽 한쪽에는 김영웅 팬클럽 홍천 본부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지역 가수를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소소한 볼거리들이 정겨움을 더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옆에는 ‘대기 접수’ 안내판과 함께 메밀 커피를 만드는 기계가 놓여 있었다.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인 듯했다. 하지만 나는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지나서 방문한 덕분에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하늘을 올려다보니 울창한 나무들이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니,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혼자 떠나온 여행이었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나만의 시간을 만끽하며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다.
양지말화로구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예전 허름했던 시절부터 다녔던 사람들은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에 매료되는 곳.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격이 다른 삼겹살집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 그리고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라 직원들이 조금 바빠 보인다는 점. 하지만 맛과 분위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이었다.

양지말화로구이는 홍천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갈 것 같다. 변치 않는 맛과 시스템으로,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다음에 또 홍천에 올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더덕구이와 막국수도 함께 먹어봐야지.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이 자꾸만 입맛을 다시게 했다. 양지말화로구이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가슴에 품고,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지역명”의 숨은 “맛집”을 발견한 기쁨, 이것이 바로 혼자 떠나는 여행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