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발걸음을 옮긴 창원 가음정시장.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다. 왁자지껄한 상인들의 목소리,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시장 골목을 걷다 보니, 문득 어릴 적 즐겨 먹던 분식이 생각났다.
발걸음은 자연스레 시장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작은 분식점으로 향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에는 정겹게 “찌지미”라고 쓰여 있었다.

가게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확 풍겨왔다. 테이블은 몇 개 놓여 있지 않은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마치 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분식을 먹던 추억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10년 만에 방문했음에도, 이모님과 따님들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였다. 변함없는 모습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메뉴판을 보니 파전이 3천원이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격이라니! 다른 분식 메뉴들도 저렴해서 이것저것 부담 없이 시켜 맛보기 좋을 것 같았다.
나는 파전과 순대, 그리고 막걸리 한 병을 주문했다. 잠시 후, 따끈따끈한 파전이 커다란 쟁반에 담겨 나왔다.

갓 구워져 나온 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찢어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향긋한 파 향과 함께 짭짤한 간장 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오징어가 듬뿍 들어가 있어 쫄깃쫄깃 씹는 재미까지 더했다. 예전에는 가격이 더 저렴했던 것 같지만, 지금도 충분히 훌륭한 가성비라고 생각한다.
파전을 맛보는 동안, 순대도 함께 나왔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순대는 쫄깃하고 고소했다. 특히 쌈장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이 모든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막걸리가 빠질 수 없었다.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니, 입안에 남은 기름기가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파전, 순대, 막걸리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혼자서 조용히 음식을 즐기고 있자니, 문득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앉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게가 오래된 탓인지, 깔끔한 느낌은 부족했다. 특히 개가 가게 안에 있어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이곳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분식을 즐길 수 있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니, 총 8천원이 나왔다. 찌지미, 순대, 막걸리까지 푸짐하게 먹었는데 이 가격이라니! 정말 가성비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가음정시장의 이 분식점은 내게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변함없는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맛집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소박하고 정겨운 곳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다음에 또 창원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맛있는 파전과 막걸리를 즐겨야겠다. 그때는 떡볶이와 잔치국수도 함께 시켜 푸짐하게 먹어봐야지. 가음정시장 맛집 찌지미, 오래오래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돌아오는 길, 시장 입구에서 파는 뻥튀기를 하나 사 들고 집으로 향했다. 뻥! 하는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뻥튀기를 보니, 어린 시절 뻥튀기 아저씨 주변에 모여들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가음정시장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