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팝니다, 안성 ‘할머니 꼬마 분식’에서 맛보는 동네 맛집의 정겨움

어릴 적 학교 앞 분식집은 단순한 식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이었다.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튀김 냄새와 떡볶이의 매콤한 향이 뒤섞인 그곳은,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씩 떠올리게 되는 아련한 추억의 한 페이지다. 안성에 자리 잡은 ‘할머니 꼬마 분식’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곳이었다.

오래된 간판에서 풍겨져 나오는 세월의 흔적은, 마치 잘 숙성된 장맛처럼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낡은 테이블과 의자, 벽에 붙은 낙서들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10시부터 사람들이 붐빈다는 이야기가 무색하지 않게,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마치 어린 시절, 학교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분식집으로 달려가던 그 설렘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메뉴판을 훑어보며 어떤 음식을 맛볼까 고민했다. 떡볶이, 튀김, 꼬마김밥, 라면… 하나하나 추억을 자극하는 메뉴들뿐이었다. 고민 끝에 떡볶이와 튀김을 주문했다.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렴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성비를 누릴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이 가격이라면 충분히 감수할 만했다.

윤기 흐르는 떡볶이
달짝지근한 추억의 맛, 떡볶이

드디어 떡볶이가 나왔다. 쟁반 위에 놓인 떡볶이는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푸짐했다. 붉은빛 양념이 넉넉하게 묻어있는 떡볶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떡은 밀떡이었다. 한입 베어 무니,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옛날 초등학교 앞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떡의 겉은 양념이 잘 배어들어 쫀득했고, 속은 부드러웠다. 다만, 떡이 조금 오래 끓여진 듯 물컹거리는 느낌이 드는 점은 아쉬웠다. 어떤 이들은 소스가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에는 딱 맞았다. 과하지 않은 양념 덕분에 떡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접시 가득 담긴 떡볶이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떡볶이 한 접시

함께 주문한 튀김도 곧 나왔다. 튀김은 고추튀김, 오징어튀김, 계란튀김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속은 촉촉했다. 특히 고추튀김은 매콤한 고추의 향이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정말 맛있었다. 오징어튀김은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었고, 계란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숙란의 조화가 훌륭했다. 튀김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노릇노릇 맛깔스러운 튀김
겉바속촉의 정석, 모듬 튀김

다른 테이블을 보니 꼬마김밥과 오뎅도 많이들 먹고 있었다. 꼬마김밥은 앙증맞은 크기로,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오뎅은 뜨끈한 국물과 함께 먹으니,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다음에는 꼭 꼬마김밥과 오뎅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갈하게 담긴 분식 한 상
푸짐한 분식 한 상, 보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 길,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한 아름 안고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할머니 꼬마 분식’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떡볶이 떡의 식감과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점 정도였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추억을 되살려주는 맛 덕분에, 이 모든 단점은 충분히 상쇄될 수 있었다.

꼬마김밥 단면
앙증맞은 크기의 꼬마김밥

만약 당신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거나, 저렴하고 맛있는 분식을 즐기고 싶다면, 안성의 ‘할머니 꼬마 분식’을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도 그곳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 한 조각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떡꼬치
달콤한 유혹, 떡꼬치

나는 ‘할머니 꼬마 분식’에서 맛본 떡볶이와 튀김의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느꼈던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 또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안성 맛집 탐방은 언제나 즐겁지만, 이번 방문은 특히나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음에 안성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할머니 꼬마 분식’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

떡볶이와 튀김 범벅
떡볶이 국물에 튀김 범벅은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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