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떡볶이를 먹던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법이다. 특히 노원역 지하상가에 자리 잡았던 영스넥은 내 학창 시절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추억의 장소였다. 며칠 전, 문득 그 시절의 떡볶이가 그리워졌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영스넥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중계동으로 향했다.
상가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1시간 무료 주차는 소소한 기쁨이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길, 묘하게 익숙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천장의 질감, 붉은색 포인트의 인테리어는 과거 영스넥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가게 안은 깔끔하고 쾌적했다. 주인 아주머니의 친절한 미소는 덤이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펴보니, 떡볶이를 기본으로 라면 사리, 야끼만두, 삶은 계란 등을 추가할 수 있었다. 망설임 없이 떡볶이 2인분에 라면 사리, 야끼만두, 삶은 계란을 추가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인원수만큼 떡볶이를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혼자 방문했을 때 떡볶이 2인분을 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없다는 뜻이니까.
잠시 후, 기다리던 떡볶이가 나왔다. 붉은빛 국물에 잠긴 떡, 라면 사리, 야끼만두, 삶은 계란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멸치 육수 특유의 은은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사진 속 떡볶이는 넉넉한 국물에 잠겨 윤기를 뽐내고 있었는데, 젓가락을 가져다 대니 떡의 쫄깃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젓가락을 들어 떡볶이 떡을 맛봤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떡볶이 국물은 맵지 않고 담백했다. 어린 시절,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했던 나에게 영스넥의 떡볶이는 최고의 간식이었다. 지금도 그 맛은 여전했다. 과하지 않은 단맛과 감칠맛의 밸런스가 완벽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예전보다 아주 살짝 매콤함이 더해진 듯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떡볶이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라면 사리는 꼬들꼬들하게 잘 익어 떡볶이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떡볶이 국물이 라면에 스며들어 더욱 깊은 맛을 냈다. 야끼만두는 떡볶이 국물에 푹 적셔 먹으니 바삭함과 촉촉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삶은 계란은 반으로 갈라 떡볶이 국물에 으깨 먹으니 고소함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정신없이 떡볶이를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2인분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는 맛에 모든 것을 비워냈다. 마지막 남은 떡볶이 국물까지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먹었다. 입안에는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감돌았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꼬마 김밥 몇 줄을 서비스로 주셨다. 뜻밖의 선물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가게를 나섰다.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떡볶이의 맛이 더욱 깊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떡볶이의 맛보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던 시간이 더 소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떡볶이의 맛과 함께 그 시절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
영스넥의 떡볶이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체였다. 30분이나 운전해서 가야 하는 거리지만,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방문할 것 같다. 다음에는 라면 사리를 2개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 튀김을 팔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떡볶이의 맛으로 충분히 компенсировалос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