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골목, 그 좁다란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마치 미로 속을 탐험하는 기분이랄까. 목적지는 오복보리밥.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마치 오래된 실험실의 낡은 장비들을 보는 듯한 묘한 설렘을 안겨준다. 후각은 이미 발효된 장류와 삶은 채소의 복합적인 향기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 향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29년의 역사를 간직한 노포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골목 안쪽에 숨어있는 가게는 한눈에 찾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마치 숨겨진 보물처럼, 그 존재를 알아챈 순간 희열을 느낄 수 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정성을 다하는 맛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정성이라… 이 얼마나 추상적인 단어인가! 하지만 나는 이 ‘정성’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볼 작정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싼다. 마치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한 포근함이랄까. 내부는 테이블 좌석으로 바뀌어 있었지만,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는 여전했다. 과거 좌식 테이블이었던 시절의 흔적은, 마치 화석처럼 남아 시간의 흐름을 증명하고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 탐색에 들어갔다. 메뉴는 단 하나, 오복보리밥 정식(1인 11,000원). 선택의 고민 따위는 필요 없다. 단일 메뉴는 그 자체로 이 집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증거다.
주문 후, 놀라운 속도로 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마치 화학 반응처럼, 순식간에 다양한 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쟁반 위에 놓인 싱싱한 쌈 채소들은 광합성을 통해 엽록소를 가득 머금은 듯, 선명한 녹색을 뽐내고 있었다. 쌈 채소의 종류도 다양하다. 상추, 배추, 다시마, 풋고추 등… 마치 식물도감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풍성함이다.
곧이어, 1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등장했다. 김치, 나물, 젓갈, 생선구이… 마치 잘 짜여진 실험군처럼, 각기 다른 맛과 향을 가진 반찬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강된장. ферментированный 콩을 주원료로 사용하여, 글루탐산 나트륨(MSG) 없이도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강된장 특유의 쿰쿰한 향은,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과 아미노산의 콜라보레이션 덕분이다. 이 쿰쿰함은 단순한 냄새가 아닌, 미각을 자극하는 강력한 신호탄과 같다.

반찬들을 하나하나 맛보기 시작했다. 먼저, 젓갈. 멸치젓 특유의 짭짤한 맛은, 염장 과정에서 생성된 소금의 농도와 발효된 아미노산의 풍미가 어우러진 결과다. 짭짤함 뒤에 숨겨진 감칠맛은, 혀를 자극하며 식욕을 증진시킨다. 다음은 나물. 숙주나물, 고사리나물, 시금치나물 등… 각기 다른 식감과 향을 가진 나물들은, 마치 다채로운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교향곡과 같다. 나물에 함유된 섬유질은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소화를 돕는 역할도 한다.
가자미 구이도 빼놓을 수 없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가자미 구이는, 160도에서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의 산물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반응하여 갈색 물질을 생성하는 현상인데, 이 과정에서 고소한 풍미가 발생한다. 레몬즙을 살짝 뿌려주면, 산미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드디어 주인공, 보리밥이 등장했다. 쌀과 보리의 황금 비율은, 마치 완벽한 레시피처럼 균형 잡힌 맛을 선사한다. 보리 특유의 톡톡 터지는 식감은, 입안에 즐거움을 선사하며 씹는 운동을 유도한다. 밥 위에 각종 나물과 강된장을 넣고, 고추장을 살짝 뿌려 비벼 먹으니… 아, 이 맛은!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다.

보리밥의 효능은 익히 알려져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쌈 채소에 보리밥과 반찬을 올려 쌈을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은 그야말로 황홀경이다. 쌈 채소의 신선함과 보리밥의 고소함, 그리고 강된장의 짭짤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숭늉이 제공되었다. 뜨끈한 숭늉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숭늉에 함유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서서히 올려주어 포만감을 유지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물을 마시며 식사를 마무리했다.
오복보리밥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을 파는 곳이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방문객들은 매장의 청결 상태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포 특유의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는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몇몇 방문객들은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푸짐한 반찬과 신선한 재료를 고려한다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오복보리밥은 창동 공영주차장, 부림시장 광장지하주차장, 오동동 문화광장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창동은 마산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식사를 마치고 창동 골목을 거닐었다. 밥집 주변으로는 창동예술촌과 부림시장이 위치해 있어, 식사 후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창동예술촌에서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부림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오복보리밥,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마산 창동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시간의 캡슐’과 같다. 29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이야기를 간직한 공간이다. 오늘, 나는 이곳에서 맛있는 보리밥과 함께,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실험 결과, 이 집은 단순한 맛집이 아닌,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힐링 맛집’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분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향수를 선물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