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되짚는 맛, 안동에서의 가정식 백반 맛집 성전식당에서의 푸근한 한 끼

어스름한 새벽, 안동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흑백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고요했고,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에 대한 설렘만이 가슴 한켠을 간지럽혔다. 목적지는 단 하나,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 찾아간다는 안동 맛집 성전식당이었다.

안동역에 내려 식당으로 향하는 길,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했지만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성전식당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정겨운 모습이었다. 커다란 간판 대신, 빛바랜 나무 문에 붙은 작은 글씨가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밥집임을 알려주었다.

성전식당 외부 모습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성전식당의 소박한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와 함께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활기찬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이모님은 환한 미소로 맞이하며 메뉴를 물어보셨다. 메뉴는 단 두 가지,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나는 망설임 없이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두부와 채소, 그리고 멸치 육수의 깊은 향이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된장찌개 안에는 큼지막한 고등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된장찌개의 모습
멸치 육수의 깊은 맛과 큼지막한 두부가 인상적인 된장찌개.

밥은 넓은 양푼에 계란 후라이와 함께 제공되었다. 밥 위에 각종 나물 반찬을 올리고 된장찌개를 듬뿍 넣어 쓱쓱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된장찌개와 신선한 나물의 조화는 입 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특히 콩가루를 입힌 부추는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맛으로 잊을 수 없는 별미였다.

된장찌개는 다소 짠 편이었지만,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간이 딱 맞았다. 허영만 화백의 말처럼, 집에서 먹던 바로 그 된장찌개 맛이었다. 서울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된장찌개와는 확연히 다른,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푸짐한 한 상 차림
고등어구이와 다양한 반찬, 된장찌개가 어우러진 푸짐한 한 상.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혼자 온 손님, 가족 단위 손님, 연인 손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성전식당의 맛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푸짐한 한 상이 단돈 만 원이라니. 가성비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였다. 이모님은 “맛있게 드셨냐”며 따뜻한 미소를 지으셨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 어른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모습이었다.

성전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정갈한 음식과 푸근한 인심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안동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반드시 성전식당에 들러 어머니의 손맛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안동에서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을 찾으신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물은 셀프
정겨운 손글씨 안내문. 물은 셀프입니다.

나오는 길, 신발장 위에 놓인 낡은 신발들을 보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상상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맛을 되찾는 공간, 누군가에게는 고향의 정을 느끼는 공간, 또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일 것이다.

신발장
신발장에는 정겨운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안동 지역명 에서의 짧은 여행은 성전식당 덕분에 더욱 풍요로워졌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이었다. 다음에 또 안동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잊지 않고 성전식당을 찾아 변함없는 맛과 정을 느껴보고 싶다.

다양한 반찬
정갈하게 담겨 나온 다양한 밑반찬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성전식당에서의 기억을 곱씹으며 미소 지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상, 그리고 정겨운 이모님의 미소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맛집의 힘이 아닐까.

고등어 구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고등어 구이.
된장찌개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계란 후라이와 밥
비빔밥을 위한 밥과 계란 후라이.
식당 내부
소박하고 정겨운 식당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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