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맞추어 외식을 하기로 한 날, 부모님 모두 만족할 만한 장소를 고르는 건 늘 어려운 숙제다. 특히 연세가 드신 부모님은 질긴 고기는 부담스러워하시고, 시끄러운 분위기는 피하고 싶어하시니 말이다. 서면에서 조용하고, 고기 질도 훌륭한 곳을 찾다가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바로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한우 전문점, ‘급행장’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 월급날이면 온 가족이 함께 외식하러 갔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이제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입장이 되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영광도서 근처, 서면의 번화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자리 잡은 급행장은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변함없는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2층은 룸으로 되어 있어 단체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좋다고 한다. 오늘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기기 위해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한우 생갈비, 갈빗살, 차돌박이 등 다양한 부위가 있었지만, 역시 급행장의 대표 메뉴는 한우 갈비살이었다. 우리는 한우 갈비살과 함께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떡갈비도 주문했다. 점심시간이라 점심특선 메뉴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식사 메뉴가 함께 제공되어 더욱 매력적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샐러드, 겉절이, 묵, 나물 등 다채로운 구성이었다. 특히 슴슴하게 간이 된 갈비탕 국물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실 만한 맛이었다.

곧이어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 갈비살이 등장했다. 선명한 붉은색과 섬세한 마블링이 눈으로만 봐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곁들여 나온 인삼 한 뿌리는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나무 도마 위에 얹어진 고기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뜨겁게 달궈진 숯불 위에 갈비살을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참을 수 없는 유혹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셔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어떻게 구워드릴까요?”
직원분의 질문에 나는 미디엄 레어를 부탁드렸다. 겉은 노릇하게 익고 속은 촉촉한 육즙이 가득한 상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굽기 정도였다.

잘 구워진 갈비살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역시 50년 전통의 맛은 다르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다. 부모님 역시 “고기가 정말 부드럽고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특히 질긴 고기를 잘 못 드시는 어머니께서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제대로 된 맛집을 찾아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나는 잘 익은 갈비살을 소금에 살짝 찍어 먹기도 하고,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기도 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좋았다.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오롯이 맛있는 고기에 집중하며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 떡갈비가 나왔다. 떡갈비는 1인분씩 개별 접시에 담겨 나왔는데,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떡갈비 역시 부드럽고 촉촉했으며, 은은한 단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직원분께서 후식으로 시원한 냉면을 추천해주셨다. 급행장의 냉면은 고기만큼이나 유명하다고 했다. 우리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하나씩 주문해서 나눠 먹기로 했다.
잠시 후, 살얼음이 동동 뜬 냉면이 나왔다.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가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특히 비빔냉면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정말 맛있었다.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싹싹 비워 먹을 정도로, 냉면은 정말 훌륭했다. 어떤 이는 급행장의 냉면을 ‘화룡점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그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숯불을 사용하는 만큼, 가끔씩 숯불에서 재가 날려 음식에 떨어지기도 했다. 물론 직원분께서 바람을 조절해주셨지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또한, 저녁 시간에는 손님이 많아 다소 혼잡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서면 한복판이라는 위치를 고려하면 감수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행장은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고기의 퀄리티는 물론, 정갈한 밑반찬,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부모님께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부모님은 “오랜만에 맛있는 고기를 먹어서 기분이 좋다”며 연신 칭찬하셨다. 덩달아 내 기분도 좋아졌다. 다음번 가족 외식 장소도 당연히 급행장으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면에서 맛있는 한우를 먹고 싶다면, 혹은 가족들과 조용하고 편안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급행장을 강력 추천한다. 50년 전통의 깊은 맛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어른들을 모시고 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점심특선을 한번 먹어봐야겠다. 깔끔한 반찬과 갈비탕의 조화가 꽤 만족스러웠다는 평이 많으니 기대가 된다.
주차는 조금 불편하지만, 서면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한우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급행장은 단순한 음식점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부산 서면 맛집 급행장,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