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늦가을, 문득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온몸을 감싸 안는 듯한 위로가 필요했다. 청주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문득 시장 뒷골목 어디쯤 숨어있을 법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맛집이 떠올랐다. 스마트폰 검색창에 ‘청주 순대국’을 두드려 찾아낸 곳은 바로 ‘원조육거리순대’였다. 간판 사진을 보는 순간, 왠지 모를 이끌림에 망설임 없이 발길을 옮겼다.
가경복대시장 인근, 안전보건공단 바로 앞에 위치한 이곳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식당이었지만, 묘하게 풍기는 내공이 느껴졌다. 이미지 속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에 제대로 찾아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온돌 바닥이 발을 감쌌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그 온기마저 감사하게 느껴졌다. 테이블은 좌식과 입식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나는 편안하게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 자리에 앉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순대국을 드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모습에서 이 곳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청주의 맛집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순대국밥 외에도 곱창볶음, 순대전골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혼자 방문했기에 순대국밥을 주문하기로 마음먹었다. 순대국은 얼큰한 맛과 보통 맛, 두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나는 망설임 없이 얼큰한 순대국을 선택했다. 가격은 일반이 8천 원, 특이 만 원으로, 서울 물가를 생각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느껴졌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얼큰한 순대국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뚝배기 안에는 다진 양념과 함께 푸짐한 순대와 내장, 머릿고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은 새우젓, 짱아찌, 깍두기, 김치 등 소박하지만 정갈했다. 특히, 맵싹하면서도 시원한 김치가 순대국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석박지 또한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 맛보았다. 깊고 진한 육수에 다진 양념이 풀어지면서 얼큰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얼큰함이 느껴졌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듯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적인 맛이었다.
순대는 쫄깃하면서도 담백했고, 잡내 없이 부드러운 내장과 머릿고기는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특히, 이곳의 순대는 일반적인 찹쌀순대가 아닌 병천순대 스타일이라고 한다. 순대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의 내장과 머릿고기도 푸짐하게 들어있어, 한 그릇만으로도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밥 한 공기를 말아 국물과 함께 떠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맵싹한 김치를 곁들이니, 얼큰함이 더욱 배가되는 듯했다. 정신없이 순대국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면에 메뉴판이 붙어 있었다. 볶음, 전골 메뉴도 눈에 띄었는데, 특히 ‘암뽕’이라는 단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암뽕은 자궁 부위라고 하는데, 특수 부위인 만큼 그 맛이 궁금해졌다. 다음에는 꼭 암뽕이 들어간 메뉴를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그 따뜻한 인사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훈훈해졌다.
‘원조육거리순대’는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깊은 맛은, 이곳이 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맛집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청주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원조육거리순대’에 들러 이번에는 곱창볶음이나 순대전골을 맛보고 싶다. 특히, 암뽕이 들어간 메뉴는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그리고 뜨끈한 순대국밥에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싶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청주 가경동 맛집 ‘원조육거리순대’에서 얼큰한 순대국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녹여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잊지 못할 따뜻한 경험이 될 것이다.
총평:
* 맛: 얼큰하고 깊은 맛의 순대국. 잡내 없이 부드러운 순대와 내장, 머릿고기의 조화가 훌륭하다.
* 가격: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가성비가 뛰어나다.
* 분위기: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서비스: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팁:
* 주차는 가게 앞 시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 얼큰한 맛을 즐기지 않는다면, 보통 맛 순대국을 선택하면 된다.
* 곱창볶음, 순대전골 등 다양한 메뉴도 맛볼 수 있다.
* 암뽕이 들어간 메뉴는 꼭 한번 도전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