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밤, 스페인 골목을 거닐다 만난 인생 맛집 타베르나

서울에서부터 스페인 요리 전문가인 지인의 강력한 추천을 받고 청주행을 결심했다. 토요일, 설레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고 향한 곳은 ‘타베르나’. 도착해보니 역시나, 예약 없이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내 눈길을 사로잡은 건 내부를 은은하게 비추는 네온사인과 그 옆에 놓인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였다. 묘하게 어울리는 조합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작은 감동이 밀려왔다.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했는데, 한창 요리 중이셨을 텐데도 셰프님께서 직접 뛰어나오셔서 아이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시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다. 이런 따뜻한 배려 덕분에 식사 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를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행복한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문어와 감자 퓨레, 그리고 빠에야를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펼쳐진 스페인의 향연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칼과 포크로 문어 요리를 먹기 좋게 자르는 모습
촉촉한 문어와 부드러운 감자 퓌레의 만남

가장 먼저 맛본 문어와 감자 퓨레. 입에 넣는 순간, 감자 퓨레가 정말 버터처럼 사르르 녹아내렸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문어의 풍미와 부드러운 감자 퓨레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고급 허브의 향긋함이 더해져 먹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곁들여진 말돈 소금의 섬세한 짠맛은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아, 이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어서 맛본 빠에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밥알 사이로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했다. 특히, 오일리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해산물을 아낌없이 사용한 덕분에 입안 가득 바다 내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서울에서 맛보았던 빠에야보다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훌륭한 맛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빠에야도 꼭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빠에야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향기, 빠에야

음식을 맛보는 동안, 가게 분위기도 눈에 들어왔다. 블랙톤의 세련된 인테리어와 오픈 키친은 요즘 트렌드에 딱 맞는 분위기였다.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직원분들 덕분에 마치 스페인의 작은 타파스 바에 와 있는 듯한 기분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메인 요리 외에도 카카오 소스를 곁들인 아롱사태 요리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부드러운 아롱사태와 달콤쌉싸름한 카카오 소스, 그리고 꽈리고추의 조화는 정말 독특하면서도 훌륭했다. 이런 새로운 시도 덕분에 스페인 요리가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을 찍어놓은 사진
다채로운 맛의 향연

훌륭한 음식에는 와인이 빠질 수 없다.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주문한 와인은 음식과의 궁합이 환상적이었다. 와인 한 잔을 기울이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니,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청주에서 이렇게 훌륭한 스페인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점, 그리고 피클이나 티슈 같은 것들이 셀프바에 마련되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직원분들을 불러야 하는 것이 조금은 죄송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작은 아쉬움은 훌륭한 음식 맛 덕분에 금세 잊혀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브레이크 타임이 임박해 더 많은 메뉴를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해서 맛보지 못한 메뉴들을 모두 섭렵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계절마다 메뉴가 바뀐다고 하니, 계절마다 방문해서 새로운 맛을 경험해보고 싶다.

청주에서 스페인을 만나다니,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스페인 여행의 향수를 느끼고 싶다면, 혹은 특별한 날 특별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타베르나’를 적극 추천한다. 이곳에서라면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맛있게 조리된 문어 요리
눈으로도 즐거운 스페인 요리

계산을 하면서 보니 블루리본을 연속으로 받았다는 표시가 눈에 띄었다. 역시, 맛있는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가격은 메인 요리 하나당 3~4만원 정도로, 결코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훌륭한 맛과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타베르나’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스페인의 정취와 맛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청주에 이런 훌륭한 스페인 레스토랑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청주에 살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아마 이 지역 레스토랑 중에서는 단연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사람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을 수는 없을 것이다. 와이프는 맛있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느끼하게 느껴지는 메뉴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훌륭한 맛과 분위기 덕분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며 노란색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TABERNA SPAIN’ 간판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또 어떤 새로운 메뉴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되는 마음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청주에서 만난 작은 스페인, ‘타베르나’. 그 여운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타베르나 간판
타베르나, 청주에서 만나는 스페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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