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뽀얀 닭곰탕, 그 깊고 따뜻한 맛이 문득 그리워지는 날이었어. 마침 동대문 근처에 볼일이 있던 차,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닭한마리 맛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지. 이름하여 ‘진옥화할매닭한마리’. 얼마나 맛있으면 할머니 이름까지 걸고 장사할까, 잔뜩 기대에 부풀어 발걸음을 옮겼다우.
동대문역 9번 출구에서 나와 좁다란 골목을 따라 5분쯤 걸으니, 아니나 다를까, 닭한마리 간판을 내건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더라고. 그중에서도 유독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 바로 오늘 내 목적지, 진옥화할매닭한마리였어. 평일 저녁 시간이었는데도 20분 정도 웨이팅이 있었지. 그래도 괜찮아.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맛있는 닭한마리를 맛볼 수만 있다면야!

가게는 1층, 2층,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꽤 넓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어. 특히 일본인 손님들이 눈에 띄게 많더라고. 테이블에 앉으니 닭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는 냄비가 바로 눈앞에 놓였어. 커다란 냄비 안에는 닭과 함께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대파와 감자 한 조각이 전부였지. 겉보기엔 참 소박해 보였어.
닭이 끓기 시작하자, 뽀얀 육수에서 깊은 닭 육수 향이 솔솔 풍겨져 나왔어. 후각을 자극하는 이 향긋함, 어찌나 군침이 돌던지!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15분 이상 푹 익혀줘야 한다고 하더라고. 그동안 가만히 기다릴 수 있나, 얼른 떡사리(2,000원)를 추가했지. 뽀얀 떡들이 닭 육수에 몸을 담그니, 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같았어.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한쪽에 놓인 양념장 그릇에 눈길이 갔어. 다진 마늘, 고추 양념, 겨자, 식초, 간장 등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걸 섞어서 나만의 소스를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 나는 매콤한 걸 좋아하니까, 다진 마늘 듬뿍 넣고 고추 양념 팍팍 쳐서 소스를 만들었지.
드디어 닭이 다 익었는지, 직원 아주머니께서 커다란 가위로 닭을 먹기 좋게 잘라주셨어. 푹 익은 닭은 어찌나 부드럽던지, 뼈와 살이 легко 분리되더라고. 자,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제일 먼저 떡부터 건져 먹어봤어. 닭 육수가 푹 배어든 떡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지. 특히 내가 만든 특제 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꿀맛이더라.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닭고기도 한 점 집어 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니, 야들야들한 살결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어. 닭 특유의 냄새도 전혀 없고, 육질이 어찌나 탱탱하던지! 닭고기 자체가 신선하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지.
국물도 한 숟갈 떠먹어 봤는데, 이야, 이거 완전 宝物이더라! 닭고기와 대파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에, 다진 마늘의 향긋함이 더해져 정말 깊고 풍부한 맛이 났어.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랄까?
닭고기와 떡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국물이 점점 더 진해진 것 같았어. 이때다 싶어 칼국수 사리(2,000원)를 추가했지. 닭 육수에 칼국수 면이 풀어지면서, 국물이 걸쭉해지는데,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불러오는 느낌이었어.
칼국수가 익자마자, 후루룩 면치기를 시작했어. 쫄깃한 면발에 진한 닭 육수가 배어들어, 정말 환상의 조합이더라. 특히, 김치를 함께 넣어 끓였더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더해져 끝도 없이 들어가는 거 있지.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칼국수 맛이랑 똑같아!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 바닥이 보이더라고. 아쉬운 마음에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지. 정말이지, 50년 전통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맛이었어.
진옥화할매닭한마리는 맛도 맛이지만, 정겨운 분위기 또한 매력적이었어. 시끌벅적한 시장통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지.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특히 외국인 손님들에게도 살갑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다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어. 테이블 간격이 좁아서 옆 테이블 손님들과 부딪힐 때가 종종 있었고,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조용하게 식사하기는 একটু 힘들었지. 또, 물이나 김치는 셀프로 가져다 먹어야 하는 점도 조금 불편했어.

하지만 이런 아쉬운 점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진옥화할매닭한마리는 꼭 한번 가볼 만한 맛집이라고 생각해.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진옥화할매닭한마리에서 닭한마리 한 냄비 끓여 먹으면, 온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야.
다음에 또 동대문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야겠어. 그때는 파사리도 추가해서 먹어봐야지. 그리고, 닭 육수에 밥을 볶아 먹어도 정말 맛있을 것 같아. 아, 벌써부터 침이 꼴깍 넘어가는구먼!
진옥화할매닭한마리, 50년 전통의 손맛이 느껴지는 곳. 동대문지역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하네.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아,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점심시간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리고, 주차는 정말 힘드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어. 자,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푹 잠들어야겠다. 내일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행복한 미식 여행을 떠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