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과천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6년 째 다니는 미용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등촌샤브칼국수” 집을 발견했지 뭐요. 샤브샤브는 왠지 특별한 날 먹어야 할 것 같은 메뉴라 평소에는 잘 안 먹었는데, 그날따라 든든하면서도 건강한 음식이 당기더라고. 마침 일요일에 문 닫는 식당이 많은 과천에서, 등촌은 일요일에도 활짝 문을 열었으니 얼마나 반가웠겠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눈에 띄었어.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들이 정갈하게 놓여있는 모습이, 마치 깨끗하게 청소해놓은 내 방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지. 메뉴판을 보니 복잡하지 않고 딱 필요한 것만 있더라고. 얼큰한 맛과 맑은 맛 중에서 버섯칼국수를 고르고, 사리를 추가하는 방식이었어. 나는 얼큰한 맛 2인분에 소고기 1인분을 시켰지. 에헴, 이왕 먹는거 푸짐하게 먹어야 쓰것어?
주문을 마치니, 쟁반에 담긴 고기와 속 재료가 듬뿍 들어간 냄비가 나왔어. 이야, 미나리 양 좀 봐! 산처럼 쌓여있는 미나리가 어찌나 싱싱해 보이던지. 촌에서 텃밭 가꾸던 생각이 절로 나더라니까.

냄비가 팔팔 끓기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소고기를 넣었어. 붉은 빛깔의 소고기가 뜨거운 국물에 닿자마자 뽀얗게 변하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얼른 익어라, 얼른 익어라, 속으로 얼마나 외쳤는지 몰라. 잘 익은 고기와 미나리를 건져서 간장 와사비 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아이고, 이 맛이야!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지.
미나리 향긋함이 코를 간지럽히고, 소고기의 부드러움이 혀를 감싸는 그 황홀경이란! 채소는 그냥 먹어도 간이 딱 맞아서 좋았어. 국물은 또 어떻고.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채소와 고기에서 우러나온 감칠맛이 어우러져, 정말 끝내줬어. 뜨끈한 국물 한 숟갈 뜨니, 온몸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어.

고기랑 채소를 어느 정도 건져 먹고, 칼국수 면을 퐁당 넣어줬어. 탄수화물이 들어가니 다시 입맛이 확 도는 거 있지. 쫄깃쫄깃한 면발에 매콤한 국물이 배어들어, 후루룩후루룩 정신없이 먹었어. 어릴 적 엄마가 끓여주던 칼국수 맛이랑 똑같아서, 괜히 코끝이 찡해지더라.
배가 든든해졌지만, 아직 볶음밥이 남아있다는 사실! 등촌 샤브칼국수의 마무리는 바로 이 볶음밥이지. 칼국수까지는 알아서 먹는 시스템이지만, 볶음밥은 직원분들이 직접 만들어주셔.
직원분께서 남은 국물에 밥, 김치, 미나리, 그리고 계란을 톡 깨서 넣고 슥슥 비벼주시는데, 그 솜씨가 아주 프로셔. 어찌나 손놀림이 빠르시던지, 순식간에 맛깔스러운 볶음밥이 완성되더라고.

배가 너무 불러서 볶음밥은 조금만 먹으려고 했는데, 웬걸. 볶음밥도 어찌나 맛있는지. 기본 계란 볶음밥에 미나리가 듬뿍 들어가 향긋함이 더해지니,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더라니까. 결국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겨우 숟가락을 내려놨지.

계산을 하려고 보니, 과천 지역화폐로도 결제가 가능하더라고. 덕분에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었지. 2명이서 배불리 먹었는데 4만 원 정도밖에 안 나왔으니, 가격도 정말 착해. 소고기를 추가하지 않은 기본 구성으로도 충분히 맛있겠지만, 나는 소고기 추가하는 걸 강력 추천해. 소고기가 들어가야 국물 맛이 훨씬 깊어지고 풍성해지거든.
가게를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정성 가득한 음식을 통해 느껴지는 따뜻한 정이 내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준 것 같아. 마치 시골 할머니가 손주에게 밥 한 끼 든든하게 차려주신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

집에 돌아와서도 자꾸만 등촌 샤브칼국수 생각이 났어. 조만간 다시 가서 이번에는 맑은 맛으로 한번 먹어봐야겠어. 깔끔한 맛도 궁금하거든. 혹시 과천에 갈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후회는 안 할 거라니까.
아, 그리고 미나리는 꼭 추가해서 먹어! 미나리 특유의 향긋함이 샤브샤브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거든. 잊지 마, 미나리 추가!
참, 가게 위치는 말이지… 6년 째 다니는 미용실 바로 맞은편이야! 찾기 어렵지 않을 거야.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어. 역시 밥심으로 사는 게 최고라니까.
여러분도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항상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