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읍내 장터에서 먹던 따끈한 국밥 한 그릇처럼, 잊을 수 없는 맛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지. 오늘은 경기도 양주, 그 중에서도 삼숭동이라는 동네에 숨겨진 파스타 맛집이 있다 하여 한달음에 달려가 봤다네. 이름하여 ‘비노’. 간판부터가 예사롭지 않으니, 어서 들어가 그 맛을 봐야 쓰겄어.
차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들다는 이야기에 살짝 걱정했는데, 웬걸, 주차장이 널찍하니 아주 맘에 드는구먼. 알고 보니 바로 옆에 큰 마트가 있어서, 장 보러 온 김에 들르는 사람들도 많은가 봐. 주차 걱정은 이제 끗!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여느 파스타집과는 다른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은은한 조명 아래 아늑하게 꾸며진 공간이, 마치 비밀 아지트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랄까.

마침 기념일을 맞아 방문한 터라, 룸이 있는지 여쭤보니, 다행히 프라이빗한 룸 공간이 마련되어 있더라고. 덕분에 오붓하게 우리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 메뉴판을 펼쳐 보니, 피자부터 파스타, 리조또까지 없는 게 없네.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피자 두 판에 파스타 두 개, 그리고 리조또 하나를 시켜 나눠 먹기로 했어.
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화덕피자였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도우 위에, 신선한 루꼴라가 듬뿍 올라가 있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루꼴라 향이 정말 향긋하더라고. 도우는 쫄깃했지만, 치즈의 풍미가 조금 약해서 아쉽긴 했어. 그래도 신선한 루꼴라 덕분에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지.

기대를 잔뜩 안고 주문한 트러플 파스타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 진한 트러플 향이 코를 찌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지 뭐. 면발도 어찌나 쫄깃하던지, 입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추는 것 같았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게, 정말 훌륭하더라고.
리조또도 쌀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 씹는 맛이 아주 좋았어. 고기도 듬뿍 들어가 있어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지. 다만, 아쉬웠던 점은 알리오 올리오였어. 다른 메뉴들의 향이 워낙 강렬하다 보니, 알리오 올리오의 섬세한 맛이 묻혀버린 느낌이랄까. 다음에는 토마토 베이스의 해산물 파스타를 시켜봐야겠어.

‘비노’에서 맛본 또 다른 별미는 바로 문어 요리였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문어를 한 입 크기로 썰어, 레몬 조각과 함께 내어주시는데, 그 맛이 정말 기가 막히더라. 문어 특유의 쫄깃함은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어찌나 부드럽던지. 마치 숙련된 장인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작품을 맛보는 듯한 기분이었어. 사진을 보니, 레몬 껍질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네. 문어 위에 살짝 뿌려진 듯한 빵가루도 바삭함을 더하는 비결인 것 같아.

서양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비노’의 스튜는 분명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마치 고향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된장찌개처럼,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랄까. 은은하게 풍기는 불맛도 일품이었어.

음식 맛도 훌륭했지만, ‘비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직원분들의 친절함이었어. 주문할 때부터 나갈 때까지,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고.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시니, 밥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지.

사실 가격이 아주 착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맛과 분위기, 서비스까지 모든 걸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야.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방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 나 역시 앞으로 기념일마다 ‘비노’를 찾게 될 것 같아.

집 근처에 이런 맛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가게 문을 나섰어. 양주 삼숭동 근처로 드라이브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게. 후회는 없을 거야. 따뜻한 정과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 ‘비노’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라네.

아, 그리고 찾아가는 길이 조금 헷갈릴 수도 있으니, 마트 쪽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걸 잊지 마시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작은 노력이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 수고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그럼, 다음 맛집 이야기에서 또 만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