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자유로운 식도락 아니겠어? 이번에는 전라남도 영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향긋한 백합의 풍미를 가득 담은 백합죽이었다. 백수읍, 이름마저 정겹다. 바다를 옆에 둔 작은 읍내에는 백합죽을 내는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중에서도 45년 전통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는 “백수식당”을 목적지로 정했다. 허영만 화백의 백반기행에도 소개되었다니, 기대감이 샘솟았다. 혼밥러의 촉이 왔다. 오늘, 제대로 된 맛집을 만날 것 같은 예감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마다 비닐 식탁보가 깔려 있고,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활기를 더했다. 혼자 온 손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나는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메뉴판을 보니 백합죽 외에도 백합탕, 백합회무침 등 다양한 백합 요리가 있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백합죽! 주저 없이 백합죽을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한정식과 백합조개죽은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다는 점을 미리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혼자 왔지만, 2인분쯤이야 거뜬히 해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쉴 새 없이 밑반찬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20여 가지는 족히 넘어 보이는 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전라도 인심이란 이런 것일까. 하나하나 맛을 보니, 집밥처럼 정갈하고 익숙한 맛이었다. 짭짤한 젓갈, 매콤한 김치, 달콤한 장조림 등 다채로운 맛의 향연에 정신을 놓을 뻔했다. 특히, 밑반찬으로 나온 족발은 쫀득하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40년 인생 족발이라고 극찬하는 리뷰가 있을 정도라니, 그 맛은 보장된 셈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합죽이 등장했다. 뽀얀 자태를 뽐내는 백합죽 위에는 잘게 썰린 채소가 흩뿌려져 있었다. 은은하게 풍겨오는 백합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숟가락으로 한 입 크게 떠서 맛을 보니,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신선한 백합이 듬뿍 들어 있어,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았다. 간도 적당히 짭짤해서 입맛을 돋우었다. 다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살짝 짜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 자체는 깔끔하고 건강한 느낌이었다. 백합 특유의 담백함과 시원함이 잘 살아 있었다.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은 맛이었다. 뜨끈한 죽을 먹으니,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전날 과음했던 탓에 속이 더부룩했는데, 백합죽이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느낌이었다.

나는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맛있는 백합죽과 다채로운 밑반찬을 번갈아 먹으니, 질릴 틈이 없었다. 특히, 족발은 정말 훌륭했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족발이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족발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족발만 따로 판매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백합죽의 양이 예전에 비해 줄었다는 후기가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백합의 양이 아주 많다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밑반찬은 다양했지만, 식어서 나온다는 점이 아쉬웠다. 따뜻하게 데워져 나왔다면 훨씬 맛있었을 텐데.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후기가 종종 보였다는 것이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응대가 늦어지거나,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떤 손님은 1시간이나 기다렸는데도 신경을 써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그런 문제는 없었다. 직원분들은 친절했고, 음식도 비교적 빨리 나왔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서비스가 다소 미흡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다.

백합죽을 다 먹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백합회무침을 추가로 주문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백합회무침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크게 집어 맛을 보니,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쫄깃한 백합의 식감도 훌륭했다. 다만,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백합회무침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혼자 떠나온 여행이었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혼자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계산을 하고 식당 문을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뺨을 간지럽혔다. 나는 천천히 걸으며 백수읍의 풍경을 감상했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영광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수식당, 맛있는 백합죽과 푸짐한 밑반찬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맛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다음에는 백합탕에 소주 한잔 기울여 보고 싶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총평:
* 맛: 백합죽은 부드럽고 고소하며, 백합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밑반찬도 다양하고 맛있다. 특히, 족발은 꼭 먹어봐야 한다.
* 가격: 백합죽은 13,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백합회무침은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느낌이 든다.
* 분위기: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 서비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서비스가 다소 미흡할 수 있다.
* 혼밥: 혼밥하기에 좋은 곳이다. 1인분 주문도 가능하고, 혼자 와도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재방문 의사: ⭐️⭐️⭐️⭐️ (다음에는 백합탕에 소주 한잔 기울여 보고 싶다.)
꿀팁:
* 점심, 저녁 시간에는 손님이 많으니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주말에는 백반이 안 되고, 백합죽만 주문 가능하다.
* 백바위 해수욕장 갔다가 들르기 좋은 위치에 있다.
* 식당 바로 앞에도 백합죽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