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한 기억 속, 자욱한 연기 너머로 보이던 그곳을 향해 다시 핸들을 잡았다. 10년, 아니 20년은 족히 넘었을, 가물가물한 기억 속의 그 국밥집. 의정부로 향하는 길목, 드넓은 주차장이 딸린 ‘우리나라’라는 간판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지금 자리 건너편에 있었다는데, 세월의 흐름 속에 확장 이전한 모양이다. 마치 휴게소처럼 넓고 활기찬 풍경이 펼쳐졌다.
주차장 한켠에 차를 세우고 식당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었고, 식당 간판에는 커다란 소 그림과 함께 ‘소(牛)리나라’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한눈에 봐도 소고기 전문점임을 알 수 있었다. 24시간 영업이라는 문구는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도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맛볼 수 있다는 든든함을 안겨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북적이는 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가득했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식당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테이블 오더 시스템 덕분에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국밥 외에도 곰탕, 갈비탕, 냉면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의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바로 얼큰한 국밥!
잠시 기다리자, 뜨거운 김을 내뿜는 뚝배기에 담긴 국밥이 눈앞에 놓였다. 뻘겋게 물든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얹어져 있었고, 큼지막한 무와 우거지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먹음직스러운 모습에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국밥을 맛보기 전, 먼저 깍두기와 김치에 눈길이 갔다. 잘 익은 깍두기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젓가락으로 깍두기 하나를 집어 맛보니, 역시나! 시원하면서도 아삭한 식감과 함께, 적당히 익은 쿰쿰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김치 역시 겉절이처럼 신선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깊은 맛이 느껴지는 익은 김치였다. 마치 잘 숙성된 만두 속처럼, 국밥과의 조화가 기대되는 맛이었다.
드디어 국밥 한 숟갈을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얼큰하고 진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지는 순간, ми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자극적일 정도로 매콤한 맛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다. 큼지막한 소고기 덩어리는 부드럽게 씹혔고, 우거지는 질기지 않고 푹 삶아져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다만, 국밥 자체가 워낙 맵고 짠 편이라, 김치에는 자연스럽게 손이 덜 가게 되었다. 시원한 콩나물이나 담백한 두부 같은,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수 있는 반찬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큰한 국물에 밥을 말아 깍두기를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정신없이 국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바로 옆에 이디야 커피가 있었다. 매콤한 국밥으로 달아오른 입안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식히니, 그야말로 완벽한 마무리였다. 식사 후 커피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길, 문득 예전에 이 집에서 주차 정리를 하던 사장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세월이 흘러 사장님의 모습은 변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맛있는 국밥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국밥에 들어있는 고기 양이 조금 적었고, 국물이 맵고 짠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위생적인 부분에서 조금 더 신경 쓴다면 더욱 완벽한 식당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얼큰하고 진한 국밥 한 그릇으로 추억을 되살려주는 곳이었다. 넓은 주차장과 24시간 영업이라는 편리함 덕분에,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음에는 곰탕이나 갈비탕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의정부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얼큰한 국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