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그중에서도 인계동은 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나는 붐비는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오늘 저녁 식사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갱스덕.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 둔 곳으로, 정통 중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설렜다. 특히 북경오리는 꼭 맛봐야 한다는 주변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발걸음을 옮겨 갱스덕 앞에 섰다. 밖에서 보기에도 웅장하고 세련된 외관이 눈에 띄었다.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는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보다 훨씬 넓고 화려한 공간이 펼쳐졌다.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은은한 캐럴이 공간을 부드럽게 채우고 있었다. 벽면에는 붉은 용 장식과 복을 기원하는 듯한 그림이 걸려 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더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중식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탕수육, 짜장면 같은 익숙한 메뉴는 물론, 평소에 접하기 힘든 북경오리, 동파육 등도 있었다. 고민 끝에, 갱스덕의 대표 메뉴인 북경오리 반 마리와 어향가지, 그리고 홍콩식 에그누들을 주문했다.
잠시 후, 직원분이 기본 반찬을 가져다주셨다. 짜사이, 땅콩볶음, 오이피클 등 정갈한 찬들이었다. 특히 짜사이는 아삭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홍콩식 에그누들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노란 면발 위로, 채소와 계란이 넉넉하게 올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자, 특유의 불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한 입 맛보니, 쫄깃한 면발과 담백한 소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과하지 않은 간 덕분에, 재료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에그누들을 음미하고 있을 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북경오리가 등장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오리 껍질의 자태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오리를 썰어 접시에 담아주셨다. 얇게 저며진 껍질과 촉촉한 살코기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파채, 오이채, 전병, 그리고 해선장 소스도 함께 준비되었다.
본격적으로 북경오리 맛보기에 나섰다. 먼저, 얇은 전병을 펼쳐 놓고 그 위에 오리 고기와 파채, 오이채를 올린 후 해선장 소스를 듬뿍 찍어 싸 먹었다.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신선한 채소는 아삭한 식감을 더했고, 달콤 짭짤한 해선장 소스는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입안 가득 퍼지는 다채로운 맛의 향연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특히 껍질을 설탕에 찍어 먹는 것이 별미였다. 바삭한 껍질의 고소함과 설탕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마치 카라멜 칩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입안이 깔끔해지는 기분이었다. 이 독특한 조합은 술안주로도 훌륭할 것 같았다.

북경오리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향가지가 테이블에 놓였다. 큼지막하게 썰어 튀긴 가지 위에, 매콤달콤한 어향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가지 속은 촉촉했다. 입안에 넣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극명한 식감 대비가 즐거움을 선사했다.
어향 소스는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가지의 맛을 완벽하게 잡아주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묘하게 중독적이었다. 밥 위에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어향가지는 갱스덕에 방문한다면 꼭 맛봐야 할 메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갱스덕에는 아직 맛보지 못한 매력적인 메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음번에는 꼭 흑후추 돼지튀김과 동파육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갱스덕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저녁 식사를 넘어, 하나의 ‘경험’이었다. 훌륭한 음식은 물론, 세심한 서비스와 아름다운 분위기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만족감을 선사했다. 특히 호텔 셰프 출신이라는 사장님의 요리 실력은, 음식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갱스덕은 앞으로 나의 수원 맛집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과 함께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인계동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갱스덕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갱스덕에서 느꼈던 풍미와 여운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집에 도착해서도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다시 한번 그 맛을 느끼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 때문이었을까. 조만간 다시 갱스덕을 찾아, 그날 미처 맛보지 못했던 다른 메뉴들을 섭렵해 볼 생각이다. 갱스덕, 수원 미식 경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