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 연구실 동료들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용산 선인상가, 그 뜬금없는 위치에 ‘서울케밥’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의 케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미지의 맛을 탐구하는 연구원으로서, 이 소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곧바로 실험 도구를 챙겨 용산으로 향했습니다.
평일 점심시간, 예상대로 ‘서울케밥’ 앞은 웨이팅으로 북적였습니다. 대기 시간은 약 20분. 기다리는 동안, 가게 맞은편 공영주차장의 위치를 확인하며, 맛있는 케밥을 맛보기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가게 내부는 아담했습니다. 2인용 테이블이 겨우 3개, 야외 테이블도 2~3인용 2개뿐. 대부분의 손님들이 포장을 선택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메뉴판을 스캔하듯 훑어보았습니다. 케밥과 도너, 치킨과 양고기. 저는 ‘도너’에 집중했습니다. 몇몇 리뷰에서 ‘남자라면 무조건 도너’라는 의견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도너는 플랫 브레드 사이에 각종 재료를 듬뿍 넣어 만든다고 합니다. 특히 양고기 도너는 그 풍성한 양으로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물론, 감자튀김은 호불호가 갈리는 듯했지만, 저는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도너 케밥 세트, 양고기로 선택했습니다.

주문 후, 주방을 슬쩍 엿보았습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도너 기계가 눈에 띄었습니다. 숙련된 손놀림으로 고기를 썰어내는 모습에서 장인의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듯, 고기 표면에는 먹음직스러운 갈색 크러스트가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제 손에 들어온 양고기 도너 케밥. 그 압도적인 크기에 감탄했습니다. 마치 잘 만들어진 과학 실험 장치처럼, 정교하게 쌓아 올린 재료들이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플랫 브레드 안에는 양고기를 비롯해 양배추, 피클, 가지 등 다양한 채소들이 가득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재료들이었습니다. 하얀 요거트 소스는 마치 실험 도구에서 흘러나온 용액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습니다.

도저히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없는 크기였습니다. 저는 포크를 들어 속 재료를 먼저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선한 야채들은 아삭아삭한 식감을 자랑했습니다. 특히, 양고기의 풍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 양고기에서 느껴지는 누린내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특유의 육향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습니다.
어느 정도 속 재료를 비운 후, 드디어 도너를 손에 들었습니다. 플랫 브레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습니다. 한 입 크게 베어 무니, 모든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습니다. 양고기의 육향, 채소의 신선함, 소스의 상큼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요거트 소스의 역할이 컸습니다. 적당한 산미와 고소함이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중간중간 감자튀김도 맛보았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상적인 식감이었습니다. 짭짤한 시즈닝은 감칠맛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케밥의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에 감자튀김은 조연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도너 케밥을 깨끗하게 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치 고난도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연구원처럼,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서울케밥’의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특히, 치킨 케밥과 샐러드 볼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저는 ‘서울케밥’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첫째, 신선한 재료였습니다. 갓 썰어낸 야채와 잡내 없는 양고기는 훌륭한 맛의 기본이었습니다. 둘째, 독특한 소스였습니다. 요거트 소스의 산미와 고소함은 케밥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셋째, 푸짐한 양이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좁은 공간은 웨이팅을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을 낳았습니다. 또한, 감자튀김은 케밥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범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서울케밥’의 압도적인 맛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였습니다.

‘서울케밥’은 제게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케밥과는 차원이 다른, 진정한 ‘케밥’의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용산 전자상가라는 다소 엉뚱한 위치에 있지만, 그 맛 하나만으로 충분히 찾아갈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마치 예상치 못한 실험에서 놀라운 결과를 얻은 것처럼, 저는 ‘서울케밥’에서 큰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다음 실험을 기약하며, 저는 ‘서울케밥’을 나섰습니다. 제 손에는 포장된 치킨 케밥이 들려 있었습니다. 연구실 동료들에게도 이 놀라운 맛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 아니, 케밥은 완벽했습니다!

추신: ‘서울케밥’은 평일 11시부터 17시까지만 영업합니다.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으니, 방문 계획이 있다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으니, 가급적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양고기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치킨 케밥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양고기 특유의 육향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케밥을 먹을 때는 옷에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풍성한 속 재료 때문에 생각보다 흘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