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송호수 따라 떠나는 미각 여행, 의왕 커피트레인에서 발견한 베이커리 맛집의 과학

주말, 뇌 속 도파민 회로를 자극할 새로운 맛을 찾아 의왕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왕송호수 근처에 자리 잡은, 꽤나 유명하다는 베이커리 카페 “커피트레인”.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행위를 넘어, 그 공간이 주는 경험과 음식이 선사하는 화학적 반응까지 분석해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마치 잘 설계된 실험처럼, 모든 변수를 통제하고 오직 맛에만 집중하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카페에 도착하기 전부터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왕송호수 주변 도로는 이미 차량들로 가득했고, 마치 목적지를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기차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었다. 주차 공간은 예상대로 혼잡했지만,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내 실험 장비, 아니 카메라 가방을 챙겨 내렸다. 벽돌로 지어진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외관은 꽤나 모던했고, 카페 이름에 걸맞게 기차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벽면에 그려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후각 수용체를 자극하는 향긋한 빵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갓 구운 빵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향족 탄화수소와 에스테르 덕분이었다. 뇌는 즉각적으로 ‘맛있다’라는 신호를 보냈고, 기대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높은 층고와 우드톤의 인테리어는 시각적인 편안함을 제공했다. 특히 나무로 짜여진 천장은 마치 거대한 한옥의 서까래를 보는 듯한 인상을 주며,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갤러리처럼 2층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인상적이었는데, 전체적으로 개방감이 느껴져 답답함 없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1층과 1.5층, 그리고 2층까지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2013년에 오픈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마치 잘 보존된 연구실처럼,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리를 잡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는 나무 소재를 활용한 곡선 형태의 벽면이 눈에 띄었는데,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따뜻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커피트레인 계단 옆 나무 소재 벽면
계단 옆 나무 소재 벽면.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리를 잡고 메뉴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커피는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빵과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기장님라떼’라는 시그니처 메뉴가 눈에 띄었는데, 카페 사장님을 ‘기장님’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재미있는 네이밍 센스다. 빵 종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듯한 인상을 주었다. 무화과 몽블랑, 라즈베리 쇼콜라 갸또, 쑥인절미 갸또 등 실험 정신을 자극하는 메뉴들이 가득했다.

고민 끝에 ‘기장님라떼’와 ‘무화과 몽블랑’을 주문했다. ‘기장님라떼’는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 그리고 특별한 시럽의 조합이 궁금했고, ‘무화과 몽블랑’은 몽블랑 특유의 질감과 무화과의 달콤함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되었다. 마치 미지의 물질을 분석하는 과학자처럼, 나는 메뉴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진동벨이 울리고,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기장님라떼’는 묵직한 잔에 담겨 나왔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라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뇌의 미각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에스프레소의 쌉쌀함과 우유의 부드러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은은하게 퍼지는 달콤한 시럽의 향이 미각을 더욱 자극했다. 이 시럽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성분 분석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플레인 스콘과 음료
플레인 스콘의 이상적인 질감과 커피의 조화.

‘무화과 몽블랑’은 겉모습부터가 예술이었다. 마치 솜사탕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크림 위에 달콤한 무화과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빵의 결은 섬세하게 살아있었다. 빵칼로 조심스럽게 잘라 한 입 베어 무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식감과 향이 폭발했다. 몽블랑 특유의 부드러운 크림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고, 쫄깃한 빵의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크림 위에 얹어진 무화과는 단순한 장식 이상의 역할을 했다. 무화과 특유의 달콤함과 씨앗의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은 몽블랑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설탕의 농도, 버터의 풍미, 밀가루의 글루텐 함량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분자 요리처럼, 모든 맛과 향이 최적의 비율로 조합되어 있었다.

여기서 잠깐, 몽블랑의 과학적인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몽블랑은 밤 퓨레와 휘핑 크림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밤 퓨레는 밤을 삶아 으깬 것으로,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달콤한 맛을 낸다. 휘핑 크림은 유지방 함량이 높은 크림을 공기를 주입하며 휘저어 만든 것으로, 부드러운 식감을 더한다. 이 두 가지 재료가 만나 몽블랑 특유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몽블랑은 종종 머랭이나 스펀지 케이크 위에 올려지는데, 이는 몽블랑의 식감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무화과 몽블랑’을 맛보면서, 나는 또 다른 실험을 계획했다. 이번에는 ‘플레인 스콘’을 주문해서, 몽블랑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기로 했다. 플레인 스콘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는 빵이다. 스콘을 반으로 갈라 딸기잼과 클로티드 크림을 듬뿍 발라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고소한 풍미가 퍼져나갔다. 버터의 풍미와 밀가루의 고소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딸기잼의 달콤함이 더해져 완벽한 맛을 만들어냈다. 특히, 스콘의 겉면은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갈색 크러스트가 형성되었는데, 이 덕분에 더욱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무화과 몽블랑
무화과와 크림의 조화가 돋보이는 몽블랑.

스콘과 함께 ‘이주의 핸드 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이번 주는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리치 원두를 사용한 커피라고 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니, 은은한 피치향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산미는 적당했고, 목 넘김은 부드러웠다. 마치 잘 익은 복숭아를 먹는 듯한, 달콤하고 상큼한 느낌이었다. 이 커피에는 카페인과 클로로겐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각성 효과를 나타내고, 클로로겐산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즉, 이 커피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일석이조의 음료인 셈이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나는 마치 연구원처럼 끊임없이 맛을 분석하고, 향을 음미하고, 식감을 탐구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커피트레인’은 단순히 예쁜 인테리어를 가진 카페가 아니라, 맛있는 커피와 빵을 제공하는, 진정한 의왕 베이커리 맛집이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맛과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카페를 나서기 전, 화장실에 들렀는데, 화장실 또한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위생 상태는 미생물학 연구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깨끗한 환경은 긍정적인 경험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커피트레인’ 외에도 다양한 식당과 카페들이 있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빵을 만드는 장인의 정성과,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열정, 그리고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의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결과일 것이다. 다음에는 다른 빵과 음료를 맛보기 위해 다시 방문할 것을 다짐하며, 나는 실험 도구를 챙겨 카페를 나섰다. 오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커피트레인 외관
모던한 디자인의 커피트레인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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