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 찾은 그곳, 스시선수는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예전의 방문에서 아쉬움을 느꼈음에도, 주변 지인들의 끊임없는 추천에 다시 한번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나무 내음과 함께 활기찬 셰프님들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마치 일본의 작은 스시야에 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이 일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구성에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오늘의 추천’ 10pc 스시를 주문했다. 23,000원이라는 가격은 언뜻 높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집의 명성은 ‘가성비’가 아닌 ‘퀄리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10pc의 스시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윤기가 흐르는 신선한 생선과 섬세하게 쥐어진 밥알의 조화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흰 살 생선 위에는 살짝 올라간 유자 제스트가, 붉은 참치 위에는 신선한 해초가, 연어 위에는 달콤한 간장 소스가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마치 섬세한 장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예술 작품을 마주한 듯한 느낌이었다.
첫 번째 스시를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혀끝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신선한 생선의 풍미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밥알의 온도와 식초의 배합 또한 완벽에 가까웠다. 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은 생선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9pc의 스시를 종류별로 맛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회의 크기와 밥의 양이 동일하여 전체적인 양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마치 코스 요리의 에피타이저를 맛본 듯한 아쉬움이랄까. 하지만 마지막 1pc, 스시 김밥이 등장하는 순간, 모든 아쉬움은 기대로 바뀌었다.
마지막을 장식한 스시 김밥은 지금까지 먹었던 스시 3~4개를 합쳐 놓은 듯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다. 김 안에는 다진 생선과 채소가 가득 들어 있었고, 겉은 바삭하게 구워져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과 향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피날레를 듣는 듯한 감동을 선사했다.

스시와 함께 제공된 미니 우동 또한 훌륭했다. 멸치 육수의 깊은 풍미와 쫄깃한 면발의 조화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스시를 맛보는 중간중간 우동 국물을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져서 스시의 풍미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스시를 다 먹고 나니, 오너 셰프님께서 직접 오셔서 맛은 어떠했는지,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물어보셨다. 친절하고 유쾌한 셰프님의 모습에 더욱 감동받았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이 집의 큰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다른 날, 조금 더 여유롭게 오마카세를 즐기기 위해 다시 스시선수를 찾았다. 다른 오마카세 전문점에 비해 저렴한 가격 덕분에 부담 없이 미식 경험을 만끽할 수 있었다. 셰프님은 그날그날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정성껏 스시를 만들어 주셨다. 특히 내가 많이 먹는다는 것을 눈치채시고는, 이것저것 추가로 더 챙겨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

이날 맛본 스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참치 뱃살이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마치 눈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은 잊을 수 없는 황홀경을 선사했다. 풍부한 지방의 고소한 풍미와 은은한 단맛의 조화는 그 어떤 고급 와인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예전에 방문했을 때는 이 집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스시선수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되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셰프님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스시 한 점, 한 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사람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예전에 방문했던 한 손님은 생선에서 생선 맛이 잘 느껴지지 않고, 간이 약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 차이일 뿐이다. 스시선수의 스시는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인위적인 조미료나 강한 양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일본의 유명한 미들급 스시집을 여러 곳 방문해 보았다. 하지만 스시선수의 스시는 그곳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오히려 더욱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스시선수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스시선수를 나서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응암동에서 이토록 훌륭한 스시 맛집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가슴 벅찬 행복감을 느꼈다. 스시선수,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정을 선사해 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