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다. 혼자 사는 자취생에게 외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 집 근처에 있는 ‘용문수구리’라는 곳이 눈에 띄었다. 수구리? 이름부터가 왠지 범상치 않다. 메뉴도 수구리 단일 메뉴라니, 전문점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이런 곳은 왠지 혼밥하기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오늘도 혼밥,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가게 문을 열자, 따뜻한 온기가 확 느껴졌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한산했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있는지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다. 역시, 혼밥 레벨은 이런 숨겨진 맛집에서 올려야 제맛이지.

메뉴는 단 하나, 수구리! 고민할 필요 없이 “수구리 하나요”를 외쳤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뚝배기가 내 앞에 놓였다. 뚝배기 안에는 곱창, 콩나물, 파 등이 푸짐하게 들어있었다. 국물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이는 붉은 색깔.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먹음직스러웠다. 뚝배기를 가득 채운 수구리와 야채들의 조화가 식욕을 자극한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린 대파가 인상적이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니, 수구리가 듬뿍 들어있다. 수구리는 소의 가죽과 살 사이의 아교질 부위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부위라 살짝 긴장했지만, 왠지 쫄깃할 것 같은 느낌에 기대감이 커졌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캬, 이거 완전 술안주인데!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이었다. 간장의 향이 살짝 강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매력적이었다.
수구리를 먹어보니, 독특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꼬들꼬들하면서도 쫄깃한 것이, 마치 아구의 오돌뼈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잘 안 씹히는 대창 같다고도 하던데, 푹 끓일수록 부드러워진다고 하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수구리만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해질 찰나, 밑반찬으로 나온 백김치가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줬다. 시원하고 아삭한 백김치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직접 담근 듯한 시원한 동치미도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입맛이 더욱 돋워졌다.
수구리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국물이 자작하게 남았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지! 메뉴에는 없지만 볶음밥도 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볶음밥 1인분을 주문했다.
사장님께서 직접 볶아주신 볶음밥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김가루와 참기름 향이 어우러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볶음밥을 슥슥 긁어먹으니, 왠지 모르게 마음까지 풍족해지는 느낌이었다.

혼자 왔지만, 볶음밥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왠지 수구리는 양이 적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에게는 딱 적당한 양이었다.
용문수구리,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곳이었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음식이 맛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가끔씩 뜨끈한 국물에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싶을 때,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왠지 단골이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비 오는 날, 뜨끈한 수구리 뚝배기 한 그릇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 다음에는 비 오는 날, 친구와 함께 와서 수구리에 소주 한잔 기울여야겠다.

오늘의 혼밥은 성공적이었다. 용문수구리, 오산에서 맛보는 특별한 별미였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도전해봐야겠다. 혼자라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