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왠지 모르게 돈까스가 땡기는 날이었다. 혼자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영통의 한 돈까스집이 떠올랐다. 이름하여 ‘호우덴’. 영통역 근처에 오래된 맛집이라는데, 혼밥하기에도 괜찮을지 반신반의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기원하며!
영통역 7번 출구에서 나와 10미터 정도 걸으니, 바로 ‘호우덴’ 간판이 눈에 띄었다. 큼지막한 글씨로 쓰여진 일본어 상호와 그 아래 작게 적힌 ‘호우덴’이라는 한글 표기가 정겹다. 정통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기대감을 높였다. 외관부터가 왠지 내공이 느껴지는 그런 지역 맛집의 아우라를 풍겼다. 사진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검은색 차양막 아래로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조명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혼자 온 나를 위해 직원분께서 조용하고 아늑한 구석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1인 식사가 가능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는 리뷰를 봤는데, 정말 혼밥족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덕분에 전혀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종류의 돈까스와 덮밥, 메밀 소바 등 일식 메뉴들이 가득했다.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호우덴’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히레까스를 주문했다. 왠지 기본 메뉴가 가장 맛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세트 메뉴 구성도 좋았지만, 오늘은 오롯이 돈까스 맛에 집중하고 싶었다. 다음에는 세트 메뉴에 도전해봐야겠다. 특히 돈카츠김치나베가 궁금하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위에 놓인 참깨 그라인더가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준비된 참깨를 음식이 나오기 전에 참깨 절구로 살짝 갈아 줍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있었다. 오호, 이런 디테일! 직접 참깨를 갈아서 소스에 섞어 먹는 방식이라니, 왠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드르륵 드르륵, 참깨를 가는 소리가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니, 슬슬 배가 더 고파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히레까스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돈까스, 보기만 해도 군침이 꿀꺽 넘어갔다.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고, 속 안의 고기는 촉촉해 보였다. 샐러드와 깍두기, 단무지, 그리고 따뜻한 미소 장국이 함께 나왔다.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차림에,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먼저 갓 튀겨져 나온 따끈따끈한 돈까스 한 점을 집어 들었다.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튀김 향. 튀김옷은 정말 얇고 바삭했고, 속 안의 돼지고기는 너무나 부드러웠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육즙은 정말 최고였다.
“돈까스를 먹으면서 감동받기는 처음이다”
라는 리뷰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이번에는 아까 열심히 갈아놓은 참깨 소스에 돈까스를 듬뿍 찍어 먹어봤다. 고소한 참깨와 달콤한 과일 소스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느끼함은 싹 잡아주고, 돈까스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샐러드도 땅콩 소스에 버무려져 있어, 산뜻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돈까스와 샐러드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돈까스를 먹는 중간중간, 따뜻한 미소 장국을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깍두기와 단무지도 아삭아삭하고 시원해서 돈까스와 잘 어울렸다. 밥은 살짝 딱딱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음식의 밸런스가 잘 맞춰진 느낌이었다.
혼자 왔지만, 정말 맛있게 그리고 든든하게 식사를 즐겼다. ‘호우덴’, 왜 영통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돈까스 맛집인지 알 것 같았다. 튀김의 바삭함과 고기의 촉촉함, 그리고 정갈한 곁들임 메뉴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따뜻한 인사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왠지 모르게 든든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돈까스 한 끼면 충분해!
‘호우덴’,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고, 맛도 훌륭한 곳이었다. 영통에서 돈까스가 땡길 땐, 무조건 ‘호우덴’으로 달려가야겠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지. 특히 매운 철판 돈까스와 냉모밀이 궁금하다. 아, 그리고 맥주 한 잔과 함께 돈까스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호우덴’에서 먹었던 돈까스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호우덴’ 덕분에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영통 주민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