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공존한다. 특히 식사 시간, 혼밥 스팟을 찾아 헤매는 건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강원도 영월, 굽이치는 동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지만, 슬슬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했다. ‘오늘도 혼밥?’, 속으로 외치며 스마트폰을 켜 들었다. 검색 끝에 내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영월중앙시장 근처의 작은 국수집, “동강일품국수”였다.
시장 근처라 주차 걱정을 살짝 했는데, 다행히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어 편하게 차를 댈 수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상대로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커다란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 덕분에 가게 안은 꽤 밝았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 혼자 온 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혼밥 레벨 5 정도는 되는 나에게도 부담 없는 분위기랄까. 10시 30분에 오픈해서 저녁 8시 30분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메뉴판을 스캔하니 막국수, 고기국수, 만두 등 다양한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다슬기국수를 기대했던 마음이 살짝 흔들렸지만,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역시 막국수라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물막국수와 불고기만두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막국수만 먹기엔 뭔가 아쉬울 것 같아 김밥도 추가할까 고민했지만, 우선 맛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가격도 착해서 부담 없이 이것저것 시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둘러보니, 정겨운 분위기가 더욱 와 닿았다. 벽에 걸린 메뉴판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 한쪽 벽면에는 사장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소소한 장식들이 놓여 있었다. TV에서는 익숙한 드라마가 흘러나왔고, 테이블 위에는 식초와 설탕이 놓여 있어 취향에 따라 막국수 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막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막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뽀얀 육수 위로 김 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앙증맞은 분홍색 무 절임이 꽃처럼 피어 있었다. 면발은 메밀 함량이 높아 보이는 짙은 색깔을 띠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육수와 함께 맛을 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메밀의 향이 정말 좋았다. 육수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는데, 약간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테이블 위에 놓인 식초와 설탕을 조금씩 넣어 나만의 황금 비율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식초를 두 바퀴, 설탕을 반 스푼 넣으니 딱 내 입맛에 맞았다. 면발은 탱글탱글하면서도 쫄깃했고, 씹을수록 고소한 메밀의 풍미가 느껴졌다.
막국수를 먹고 있으니 불고기만두도 나왔다. 앙증맞은 크기의 만두 6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만두피는 감자 전분으로 만들었는지 엄청 쫄깃해 보였다. 젓가락으로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한 만두피와 육즙 가득한 불고기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만두 속에는 고기가 듬뿍 들어 있어 씹는 맛도 좋았다.

만두를 먹다 보니 김밥 맛도 궁금해졌다. 꼬마김밥처럼 얇게 말린 김밥은 강원도 특유의 소박함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화려한 재료는 없었지만, 얇게 부친 계란 지단이 부드러움을 더했고, 슴슴한 맛이 오히려 막국수와 잘 어울렸다.
혼자였지만, 푸짐한 한 상 덕분에 외로울 틈이 없었다. 막국수 한 젓가락, 만두 하나, 김밥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메밀의 풍미가 살아있는 막국수는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막국수를 맛보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사장님 부부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아주셨다.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게 먹었다는 인사를 드리고 가게를 나섰다.
동강일품국수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메밀의 풍미가 살아있는 막국수와 쫄깃한 감자만두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 또한 장점이다. 영월에 방문한다면 동강일품국수에서 향수 가득한 막국수 한 상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총평:
* 맛: 메밀의 풍미가 살아있는 막국수, 쫄깃한 감자만두, 소박한 꼬마김밥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맛.
* 가격: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어 가성비 최고.
* 분위기: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
* 서비스: 친절한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미소가 인상적.
* 혼밥 지수: 5/5 (혼밥족에게 강력 추천!)
재방문 의사:
영월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 다음에는 비빔막국수와 고기국수도 먹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