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집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끌림에 이끌려 서민준밀밭의 문을 두드렸다. 주말 오후, 1시라는 어중간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은 이미 북적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50분이라는 기다림 끝에 드디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기다림 끝에 마주한 메뉴판은 소박했지만, 콩국수를 향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콩국수, 검은콩국수, 그리고 독특하게도 따뜻한 콩칼국수까지. 고민 끝에 기본 콩국수를 선택했다. 테이블에 놓인 스테인리스 그릇 안에는 뽀얀 콩국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치 크림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콩국물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올리니, 뽀얀 콩물에 감싸인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입 맛보니, 쫄깃하면서도 탄력 있는 면의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콩국물은 고소함의 극치였다. 콩의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소금 간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따로 소금이나 설탕을 넣을 필요 없이, 그 자체로 완벽한 맛이었다.
함께 제공되는 김치는 콩국수와 환상의 짝꿍이었다. 특히 적당히 익은 열무김치는 아삭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으로 콩국수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콩국수를 김치와 함께 먹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곳의 김치는 정말 훌륭했다. 다만, 배추김치의 맛은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콩국수를 주문하면 앙증맞은 크기의 보리밥이 함께 제공된다. 고소한 참기름과 매콤한 양념장을 넣어 슥슥 비벼 먹으니,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특히 열무김치를 잘게 썰어 넣어 함께 비비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서민준밀밭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다양한 콩국수 메뉴다. 기본 콩국수 외에도 검은콩으로 만든 서리태 콩국수는 더욱 진하고 건강한 맛을 자랑한다. 콩물 자체가 매우 되직하고 고소하며, 일반 콩국수보다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다음 방문에는 꼭 검은콩 콩국수를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따뜻한 콩칼국수도 맛볼 수 있다. 뜨거운 콩물에 칼국수 면을 넣어 끓여낸 콩칼국수는 콩의 고소함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으며,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든든한 메뉴다. 콩칼국수 역시 면발의 굵기가 제각각이라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다고 하니, 겨울에 꼭 다시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메뉴판 한켠에는 들깨의 효능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들깨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에는 들깨수제비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면은 백년초를 넣어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면발에서 은은한 분홍빛이 감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쫄깃한 면발과 콩국물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서민준밀밭은 콩물도 따로 판매하고 있다. 집에서도 이 맛있는 콩국수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콩물을 한 병 사갈까 고민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가 다소 불편하다는 것이다. 가게 앞에 한두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지만, 거의 만차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길 건너편에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면 된다.
서민준밀밭은 영등포 골목에 숨어있는 작은 맛집이지만, 콩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콩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진한 콩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에는 검은콩 콩국수와 따뜻한 콩칼국수를 꼭 먹어봐야겠다. 영등포에서 맛있는 콩국수 맛집을 찾는다면, 서민준밀밭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