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로 향하는 길,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린 배꼽시계가 쉴 새 없이 울려 댔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뻔한 메뉴는 내키지 않았고, ‘이왕이면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고 가자’는 생각에 스마트폰을 켜 들었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바로 증평 맛집, 연탄불에 구워주는 생선구이 전문점이었다. 간판은 낡았지만,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내공’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차를 돌렸다.
시장통 좁은 골목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들어서니, 과연 주차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약간의 불편함쯤이야 감수할 수 있었다. 드디어 가게 앞에 도착,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미 식사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어서 오세요!”
정감 넘치는 사장님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메뉴판을 보니 연탄불고기와 닭갈비도 있었지만,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오직 ‘생선구이’였다. 고등어, 갈치, 임연수… 고민 끝에 고등어와 돌솥밥을 주문했다.
주문 후,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콩나물무침, 김치, 볶음김치, 버섯볶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김치가 정말 맛있었다. 어머니가 직접 담가주신 듯한, 깊은 맛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등어구이가 등장했다. 연탄불에 구워져 노릇노릇한 껍질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삼키게 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고등어 살은 어찌나 촉촉해 보이던지. 코를 찌르는 연탄 향은 덤이었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살짝 떼어 맛을 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담백함! 짜지 않고 딱 알맞은 간이 되어 있어 밥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생선구이였다.
곧이어 따끈한 돌솥밥이 나왔다. 뚜껑을 여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하얀 쌀밥의 자태가 눈부셨다. 밥알 한 톨 한 톨이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했고, 윤기가 좔좔 흘렀다. 밥을 그릇에 퍼 담고,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놓았다.

갓 지은 쌀밥 위에 고등어 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마른 김에 밥과 생선을 함께 싸 먹으니, 입안에서 별이 반짝거리는 듯한 황홀한 맛이 느껴졌다. 왜 사람들이 이 집을 맛집이라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밑반찬으로 나온 짭짤한 볶음김치는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콩나물무침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버섯볶음은 쫄깃쫄깃한 것이 입맛을 돋우었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생선구이를 먹는 중간중간, 뜨끈한 숭늉을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구수한 숭늉은 생선구이의 기름진 맛을 잡아주고,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정신없이 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밥을 조금 더 추가해서 먹었다.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생선구이를 배불리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연탄불고기를 시켜 먹고 있었다. 파가 듬뿍 올려진 연탄불고기는 양념이 없어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다음에는 연탄불고기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정말 착했다. 고등어구이와 돌솥밥을 합쳐서 10,000원이라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나오면서 보니, 가게 벽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었다. 연탄불고기와 생선구이 외에도 닭갈비, 갈치조림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갈치조림은 세네갈산 갈치를 사용한다고 적혀 있었다.

충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나는 계속해서 생선구이의 여운을 느꼈다. 낡은 가게, 친절한 사장님, 맛있는 음식, 착한 가격…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다음에 증평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반드시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혹시 증평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연탄불에 구워주는 맛있는 생선구이와 따뜻한 돌솥밥은, 분명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단, 주차는 조금 불편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나는 이 증평의 작은 맛집에서, 잊지 못할 한 끼 식사를 경험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나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연탄불 향이 그리울 때면, 언제든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