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묘하게 혀끝을 간질이는 매콤함이 있었다. 쨍한 햇살이 얄궂게 쏟아지는 날, 결국 그 간절함을 이기지 못하고 부대찌개 맛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계양, 소문난 ‘계양 명가 부대찌개’였다.
식당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훅 끼쳐왔다. 밖의 공기가 차가웠던 탓인지, 그 온기가 더욱 포근하게 느껴졌다. 넓고 환한 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부대찌개를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넉넉해서인지, 북적거림 속에서도 편안함이 느껴졌다. 이미지에서 봤던 넓은 홀이 실제로 보니 더욱 실감났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 있는 모습은, 마치 잘 정돈된 캠퍼스 식당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천장에는 환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벽면에는 메뉴와 원산지 표시가 깔끔하게 붙어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직원분께서 능숙한 손길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역시 맛집은 단일 메뉴라 했던가. 부대찌개 단 하나의 메뉴만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인원수에 맞춰 부대찌개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과 함께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대찌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뚜껑을 여는 순간, 붉은 양념과 햄, 소시지, 채소가 어우러진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햄과 소세지의 퀄리티가 남달랐다. 저절로 군침이 꼴깍 넘어갔다. 찌개가 끓기 시작하자, 테이블마다 놓인 버너에서는 연신 ‘보글보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붉은 국물이 끓어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식욕을 자극하는 비주얼이었다.
국자로 한국자 크게 떠서 맛을 보았다. 첫 맛은 깔끔했다. 텁텁함 없이 시원한 육수가 입 안을 감쌌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찌개 안에 들어있는 김치가 일품이었다. 직접 담근 김치라고 하는데, 아삭한 식감과 적당히 익은 맛이 부대찌개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내 입맛에는 국물이 다소 짜게 느껴졌다. 같이 간 일행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섣불리 숟가락을 놓을 수는 없었다. 궁리 끝에 라면 사리를 추가하기로 했다. 라면 사리가 짠맛을 중화시켜주기를 바라면서.

라면이 익어갈수록, 국물은 점점 더 걸쭉해졌다. 꼬들꼬들한 면발에 국물이 배어들어, 더욱 깊은 맛을 냈다. 라면 사리를 추가하니, 확실히 짠맛이 덜해진 느낌이었다. 면을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대접에 담긴 흰 밥에 슥슥 비벼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밑반찬으로 나온 콘샐러드도 인상적이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콘샐러드는, 매운 부대찌개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톡톡 터지는 옥수수 알갱이의 식감도 재미있었다. 부대찌개의 강렬한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을 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그만큼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짭짤한 맛 때문에 완벽한 식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만족스러웠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다시 한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배달되는 인기 맛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홀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도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계양 명가 부대찌개’, 맛집이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짠맛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햄과 소시지의 퀄리티, 김치의 맛, 그리고 깔끔한 육수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다음에는 방문 전에 미리 덜 짜게 해달라고 부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3인분 기준으로 2인분만 시키고 사리를 추가하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 안에는 여전히 부대찌개의 얼큰함이 맴돌았다.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포만감과 함께, 다음 방문을 기약하게 만드는 그런 곳이었다. 계양에서 맛있는 부대찌개 집을 찾는다면, ‘계양 명가’를 한번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