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묵직한 등산화를 신고 아차산을 찾았다. 굽이굽이 이어진 흙길을 따라 오르며, 도시의 번잡함과는 다른 고요한 풍경에 마음을 맡겼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시원한 바람이 이마를 스치며 묘한 상쾌함을 안겨주었다. 하산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향한 곳은 아차산 등산객들의 국룰 코스라는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였다.
이미 식당 앞은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붉은 벽돌 건물에 자리 잡은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라는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사진에서 보듯, 건물 외관은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두부의 향기가 코를 간지럽혔다. 왁자지껄한 소리,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 정겨운 웃음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보았다. ‘모두부’와 ‘순두부’ 사이에서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순두부와, 모두부를 모두 주문했다. 등산 후 갈증을 해소해 줄 시원한 막걸리도 잊지 않았다. 막걸리는 단돈 3천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두부가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뽀얀 순두부의 자태는 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숟가락으로 크게 한 덩이 떠서 입안에 넣으니, 그 부드러움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마치 구름을 삼키는 듯한 몽글몽글한 식감은 혀끝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은은하게 퍼지는 콩의 고소함은 입안 가득 풍요로운 풍미를 선사했다.
함께 제공되는 양념장을 살짝 얹어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순두부의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이 집만의 비법이라는 새우젓 소스는,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묘한 중독성을 자아냈다. 짭짤한 새우젓의 풍미가 순두부의 담백함과 어우러져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었다.
모두부는 단단한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칼로 썰어 가지런히 담겨 나온 모습은 정갈함 그 자체였다. 젓가락으로 집어 김치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김치의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모두부의 담백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큼지막하게 썰린 두부의 묵직함이 시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주었다. 모두부 자체는 간이 세지 않아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곁들여 먹는 김치와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이 집 김치는 명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등산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순두부와 모두부를 번갈아 맛보며,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막걸리의 청량함과 은은한 단맛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돈해 주었고, 순두부와 모두부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막걸리의 풍미는 훌륭했다. 등산 후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등산객들은 저마다 땀을 닦으며, 순두부와 막걸리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가득했다. 마치 오랜 전통을 지닌 맛집에 와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는 든든했고 몸은 따뜻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풍요로워지는 기분이었다.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는 등산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포장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다음에는 모두부를 포장해서, 집에서 국이나 찌개 재료로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차산 등반 후,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에서 맛있는 순두부와 막걸리를 즐기는 것은, 이제 나에게도 국룰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