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온 인천, 좁다란 골목길을 걷다 보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낡은 간판들이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연평도 게장백반’이었다.
왠지 모르게 이끌리는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넉살 좋은 인상의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테이블은 이미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는 나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메뉴판을 보니 간장게장백반과 양념게장백반이 대표 메뉴인 듯했다. 나는 고민 끝에 간장게장백반을 주문했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푸짐한 한 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간장게장과 함께, 밥, 김, 계란찜, 된장찌개, 그리고 다양한 밑반찬들이 빈틈없이 테이블을 채웠다. 마치 고향 할머니 댁에서 밥상을 받는 듯한 푸근한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가장 먼저 간장게장부터 맛을 보았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양념이 게살에 깊숙이 배어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신선한 게살의 부드러움과 어우러져 황홀경을 선사했다. 특히 게딱지에 붙은 내장은 밥 한 숟가락을 푹 떠서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계란찜은 부드럽고 촉촉했으며, 된장찌개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김에 밥을 싸서 간장게장과 함께 먹으니, 짭짤한 게장과 고소한 김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벽에는 오래된 사진들과 낙서들이 가득했다. 이곳을 찾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연평도 게장백반은 신포행정복지센터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붉은색 차양과 “SINCE 1999″라는 문구가 적힌 간판은,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노포임을 짐작하게 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정겹게 놓여 있다. 벽에 붙은 메뉴판에는 간장게장백반과 양념게장백반 외에도 꽃게탕 등 다양한 메뉴가 적혀 있었다.
나는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게눈 감추듯 뚝딱 해치웠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투박해 보이는 겉모습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입 맛보는 순간, 어린 시절 고향에서 먹던 정갈한 집밥의 맛이 느껴졌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가게를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주차의 불편함쯤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 나는 연평도 게장백반에서 느꼈던 따뜻한 감정을 되새겼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겨운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가 어우러진 이곳은, 진정한 의미의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신포동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특별한 밥을 맛볼 수 있다. 커다란 그릇에 따뜻한 밥이 담겨 나오고, 그 위에는 김 가루와 계란 노른자가 얹어져 나온다. 톡 터뜨려 쓱쓱 비벼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간장게장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된다.
미국에서 방문했다는 손님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연평도 게장백반. 가격 대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칭찬했다. 나 역시 그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넉넉한 인심으로 푸짐하게 차려주는 한 끼 식사는, 분명 당신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줄 것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게장백반을 먹으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인천 신포동의 숨겨진 보물 같은 곳, 연평도 게장백반. 다음에는 양념게장백반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신포 지역 명물 맛집 인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