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콧바람을 쐬러 아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신정호, 잔잔한 호수 풍경을 벗 삼아 매콤한 쭈꾸미볶음으로 점심을 먹기로 한 것이다. ‘북한강쭈꾸미’,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함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차장은 넓었지만, 몰려드는 차량들로 빈자리를 찾기 쉽지 않았다. 역시, 맛있는 곳은 어딜 가나 붐비는 법이지.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앵무새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녀석은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을 선사하며, 맛있는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여주었다. 드디어 내 번호가 불리고, 나무로 만들어진 넓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과 의자는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을 주었고, 긴 의자에 나란히 앉으니 마치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메뉴는 쭈꾸미볶음과 새우튀김, 도토리묵이 전부였다. 쭈꾸미볶음은 1인당 1인분씩 주문해야 한다는 안내에 따라, 쭈꾸미볶음 2인분과 새우튀김 4마리를 주문했다. 밑반찬은 셀프, 처음부터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는 시스템이 조금은 낯설었지만, 왠지 모르게 더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콩나물, 무생채, 열무김치, 쌈 채소 등을 정갈하게 담아 테이블로 돌아왔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쭈꾸미볶음이 나왔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 위로 통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불향이 코를 자극했다.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온 보리밥은 왠지 모르게 푸짐한 인상을 주었다. 쭈꾸미볶음을 밥에 얹고, 콩나물과 무생채를 듬뿍 넣어 비벼 먹으니,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화끈한 불맛과 쫄깃한 쭈꾸미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매운맛은 신라면보다 훨씬 강했지만,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와중에도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새우튀김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갓 튀겨져 나온 따끈따끈한 새우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튀겨져 나와, 바삭한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새우 살은 탱글탱글했고, 튀김옷은 느끼하지 않고 고소했다. 쭈꾸미볶음의 매운맛을 새우튀김의 담백함으로 달래주니, 그 조화가 정말 완벽했다. 왜 다들 새우튀김을 꼭 시켜야 한다고 하는지, 먹어보니 알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땀이 흠뻑 젖어 있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조금 힘든 도전이었지만, 맛있게 매운맛 덕분에 기분 좋게 땀을 흘릴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49,000원이 나왔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맛과 양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격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는 직원분들이 조금 정신없어 보였고, 친절함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또한, 식당 내부가 넓은 편이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조금은 혼잡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은 맛있는 음식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었다.
북한강쭈꾸미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볼 만한 아산 맛집이다. 화끈한 불맛과 쫄깃한 쭈꾸미의 조화는,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다음에는 조금 한가한 시간에 방문해서, 여유롭게 쭈꾸미볶음과 새우튀김을 즐겨봐야겠다. 신정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매콤한 쭈꾸미볶음으로 행복한 한 끼 식사를 완성해보는 건 어떨까.
식당을 나서며, 신정호 주변을 잠시 산책했다. 잔잔한 호수와 푸른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매운 쭈꾸미볶음으로 얼얼해진 입안을 시원하게 달래주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지는 듯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매콤한 쭈꾸미볶음과 시원한 신정호의 풍경, 그리고 앵무새의 재롱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였다. 다음에 또 아산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북한강쭈꾸미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땐 꼭, 도토리묵도 함께 시켜 먹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