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며칠 전부터 예약해둔 니코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양천구, 이 동네에 이렇게 훌륭한 오마카세 맛집이 숨어있을 줄이야. 간판에 불이 켜진 니코리의 모습이 보였다. 자그마한 가게, 그러나 그 안에서 펼쳐질 미식의 향연을 생각하니 설렘이 가득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다찌석과 몇 개의 테이블이 전부인 작은 공간이었지만,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은은한 조명이 따스함을 더하고, 벽 한켠에는 고양이 장식품들이 놓여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쉐프님이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걸까? 소소한 위트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자리에 앉으니, 붉은색 격자 무늬 쟁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식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파란색과 흰색이 조화된 작은 접시, 묵직한 놋 수저, 그리고 푸른색 나무 젓가락. 섬세하게 신경 쓴 테이블 세팅에서부터 니코리의 정성이 느껴지는 듯했다. 곧이어 따뜻한 차가 나왔다. 차를 홀짝이며, 오늘 어떤 맛있는 음식들이 나올까 기대에 부풀었다.
니코리는 런치와 디너, 두 가지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런치에는 모듬초밥을, 디너에는 오마카세를 선보인다. 나는 오늘, 니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디너 오마카세를 선택했다. 45,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 높은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니코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최근 가격이 조금 인상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한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부드러운 계란찜이었다. 따뜻하고 은은한 단맛이 입 안 가득 퍼지며 식욕을 돋우었다. 마치 따스한 봄 햇살을 담은 듯한 맛이었다. 이어서 신선한 사시미가 나왔다. 광어, 연어, 참치 등 다양한 종류의 생선이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사시미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참치는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
본격적인 스시가 시작되었다. 쉐프님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스시를 쥐어주시며, 어떤 생선인지,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광어, 연어, 참치, 새우, 계란 등 다양한 스시가 차례대로 나왔다. 밥의 양은 적고, 회는 도톰해서 좋았다. 특히, 니코리의 계란 초밥은 은은한 단맛이 일품이었다. 흔히 계란 초밥은 맛있는 집에서 먹어야 진가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니코리의 계란 초밥이 바로 그런 맛이었다. 비린 것을 잘 못 먹는 나조차도 니코리에서는 초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연어와 참치 외에는 잘 먹지 못했던 내가, 니코리 덕분에 초밥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스시를 먹는 중간중간, 따뜻한 미소시루가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스시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미소시루가 비어갈 때쯤, 쉐프님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리필해주셨다. 세심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니코리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고로케와 양갱이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고로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후식으로 나오는 수제 양갱 또한 특별했다. 밤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달콤한 양갱은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직접 만드신다는 양갱에서 쉐프님의 정성이 느껴졌다.
식사를 하는 동안, 쉐프님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니코리를 운영하신 지 얼마나 되셨는지,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시는지, 고양이 장식품은 왜 이렇게 많은지. 쉐프님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설명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부부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 듯했는데, 두 분 모두 친절하시고, 손님 한 분 한 분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니코리에서는 1시간 30분 동안,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조리장님의 정성이 느껴지는 고품격 요리들의 향연이었다. 45,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 구성과 맛, 그리고 서비스였다. 강남 등 유명 오마카세 맛집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니코리를 다녀온 후, 다른 오마카세 가게에 도전했다가 후회하고 다시 니코리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니코리는 마치 보물 같은 곳이다. 자그마한 가게이지만, 그 안에는 맛과 정성, 그리고 따뜻함이 가득하다. 신정동/목동 전역에서 이 가격대에 이 정도 퀄리티 있는 곳은 찾기 힘들 것이다. 니코리는 가성비를 넘어, 감동을 주는 곳이다.
다만, 니코리는 인기가 많아서 예약이 필수이다. 특히, 저녁 오마카세는 예약 없이는 방문하기 힘들다. 당일 예약은 원칙적으로 받지 않으니, 미리 전화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니코리 주변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차를 가져온다면, 800m 떨어진 노상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오는 것이 좋다.
니코리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밤이 깊어 있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니코리의 간판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오늘, 나는 신정동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했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니코리의 맛과 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분명, 부모님도 니코리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니코리에서 느꼈던 감동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맛있는 음식,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니코리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공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