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하면 왠지 모르게 낯선 느낌이 들었던 게 사실이야. 하지만 이번에 친구 따라 얼떨결에 가게 된 태백에서, 내 인생 쌀국수집을 발견해 버렸지 뭐야! 이름도 정겨운 “미담”이라는 곳인데, 여기 진짜 찐이다.
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 안 했어. 그냥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나 한 그릇 하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나섰거든. 근데 가게 앞에 딱 도착하는 순간,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더라? 간판에 그려진 베트남 전통 모자를 쓴 여인 그림이랄까, 왠지 모르게 ‘여기 진짜다’ 싶은 느낌이 팍 왔어. 파란색 건물 외관이 눈에 띄는 “미담”은 겉보기엔 평범한 동네 식당 같지만, 그 안에 숨겨진 맛은 정말 어마어마했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훅 풍겨오는 향신료 냄새가 날 설레게 만들었어. 테이블 몇 개 놓인 아담한 공간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한국말보다 베트남어가 더 많이 들리는 것 같더라. 마치 내가 순간이동이라도 해서 베트남 현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어. 테이블에 놓인 냅킨 통에는 귀여운 꽃무늬가 그려져 있었고, 벽에는 베트남 풍경 사진들이 걸려 있어서 소소한 볼거리를 더했지.
메뉴판을 보니 쌀국수 종류가 엄청 다양하더라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기본인 소고기 쌀국수를 주문했어. 친구는 분짜를 시켰는데, 그것도 진짜 맛있어 보이더라.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쌀국수가 내 눈 앞에 나타났어.

일단 비주얼부터가 장난 아니었어. 뽀얀 국물 위에 얇게 썰린 소고기가 듬뿍 올려져 있고, 그 위에는 송송 썬 파와 고소한 튀김 가루가 뿌려져 있었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국수에서 풍겨져 오는 향긋한 향신료 냄새는 정말 참기 힘들 정도였어. 드디어 국물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내 입에서 миний амттай!(맛있다!) 라는 베트남어가 튀어나올 뻔했다니까. (물론 속으로만 외쳤지.ㅋㅋㅋ)
국물이 진짜… 진하고 깊은 맛이 장난 아니었어. 며칠 동안 푹 고아서 우려낸 듯한 육수는, 먹는 내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이었지. 면발도 얼마나 쫄깃쫄깃하던지! 후루룩, 후루룩 면치기 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어. 소고기도 야들야들하니 입에서 살살 녹았고.

테이블에는 고수, 양파 슬라이스, 절인 고추, 라임 등 다양한 채소와 소스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취향에 따라 쌀국수에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어. 나는 고수를 듬뿍 넣어서 먹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는 고수를 아낌없이 줘서 너무 좋았어. 라임즙을 살짝 짜서 넣으니, 국물이 더 상큼하고 깔끔해지는 느낌이랄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원래 쌀국수를 그렇게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어. 그냥 가끔 생각나면 먹는 정도? 그런데 여기 “미담”에서 쌀국수를 먹고 난 후, 쌀국수에 대한 내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지. 이제 내 인생 쌀국수는 무조건 “미담”이야.

친구가 시킨 분짜도 맛보았는데, 이것도 진짜 예술이더라. 새콤달콤한 소스에 쌀국수 면과 야채,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적셔 먹는 건데, 입 안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기분이었어. 특히 숯불 향이 은은하게 나는 돼지고기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지. 다음에는 꼭 분짜를 제대로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어.
여기 사장님도 진짜 친절하시더라. 베트남 분이신 것 같은데, 한국말도 엄청 잘하시고,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대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 내가 “너무 맛있어요!”라고 칭찬했더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시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미담”에서는 쌀국수 외에도 월남쌈, 짜조, 반쎄오 등 다양한 베트남 음식을 맛볼 수 있어.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맛은, 정말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다니까. 특히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야. 요즘 물가가 워낙 비싸서 밥 한 끼 제대로 먹으려면 만 원은 훌쩍 넘는데, 여기서는 7천 원으로 정말 든든하고 맛있는 쌀국수를 즐길 수 있다니, 완전 혜자 아니겠어?

밑에 노란 사진은 ‘부치개’라는 메뉴인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진짜 별미야. 고기, 새우, 숙주나물이 듬뿍 들어 있어서 씹는 맛도 좋고, 같이 나오는 소스에 찍어 먹으면 진짜 꿀맛이지. 살짝 느끼할 수도 있는데, 절임 양파나 와사비 소스, 매콤한 소스에 곁들여 먹으면 느끼함도 싹 잡아주니 걱정 끗!
아, 그리고 여기 주차는 살짝 헬이야. KT&G 골목에 주차하고 걸어가는 게 제일 속 편할 거야.
솔직히 태백은 나에게 그냥 스쳐 지나가는 여행지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미담” 덕분에 태백은 나에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곳으로 기억될 것 같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서서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아. “미담”에서의 식사는 나에게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를 듬뿍 불어넣어 줬지.

태백에 다시 갈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가게 된다면 “미담”은 무조건 다시 방문할 거야. 그때는 쌀국수 말고 다른 메뉴도 꼭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미담”은 삼척이나 태백 통틀어서도 최고라는 평이 자자하대. 괜히 나만 몰랐던 숨겨진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라 괜히 뿌듯하잖아?
혹시 태백에 갈 일 있다면, “미담”은 꼭 한번 들러봐.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장담한다! 진짜, 여기 안 가면 후회한다! 내 친구는 여행 기간 내내 매일 방문했다더라. 나도 그랬어야 했는데… ㅠㅠ
아, 그리고 미리 전화 주문하면 음식을 빨리 받을 수 있다니까 참고해!
오늘도 “미담” 쌀국수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것 같아. 조만간 태백에 쌀국수 먹으러 다시 출동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