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음식이 있었다. 바로 옥수수 피자. 단순한 탄수화물 덩어리가 아니다. 옥수수가 고소함과 단맛, 그리고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그야말로 ‘미식의 블랙홀’ 같은 존재라는 것을 давно 알고 있었다. 이 옥수수 피자를 맛보기 위해, 나는 실험에 나섰다. 목적지는 수원 행궁동, 그곳에 자리 잡은 작은 이탈리안 식당, 로우파이브였다.
주말, 늦은 점심시간. 예상대로 웨이팅이 있었다. 캐치테이블 기계는 꺼져 있었지만, 다행히 브레이크 타임은 없었다. 가게 앞에서 30분 정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니, 행궁동은 확실히 ‘힙’한 동네였다. 예쁜 카페와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고, 기다림마저 즐거운 분위기였다. 마치 세포 배양을 위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처럼, 맛있는 음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운동 같은 시간이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보다 어두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마치 잘 조절된 암실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하지만 곧 은은한 조명과 감각적인 인테리어 덕분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다소 소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마치 발효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술통처럼, 생동감이 넘쳤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정독했다. 옥수수 피자는 당연히 주문해야 했고, 무엇을 더 먹을까 고민했다. 핫팟 빼쉐 파스타, 베이컨 크림 파스타, 김치볶음밥… 선택지가 너무 많아 오히려 결정이 어려웠다. 마치 유기화학 실험에서 다양한 반응 경로를 놓고 고민하는 기분이랄까. 결국, 하프앤하프 피자(옥수수 & 페퍼로니)와 핫팟 빼쉐 파스타, 그리고 김치볶음밥을 주문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완벽한 균형을 맞춘, 과학적인 선택이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하프앤하프 피자. 반은 옥수수, 반은 페퍼로니였다. 옥수수 피자의 비주얼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황금빛 옥수수가 피자 위에 촘촘히 박혀 있는 모습은 마치 보석을 박아놓은 듯 화려했다. 옥수수 알갱이 하나하나가 탄수화물의 결정체처럼 빛나고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옥수수는 단순히 삶은 것이 아니라, 숯불에 구워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킨 듯했다. 160도 이상의 온도에서 당과 아미노산이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갈색 크러스트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풍미를 한층 깊게 만들어준다. 입안에 넣는 순간, 달콤한 옥수수즙이 터져 나오면서 혀를 감쌌다. 옥수수 특유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불맛은 뇌를 자극하며 쾌감을 선사했다.
페퍼로니 피자 역시 훌륭했다. 짭짤한 페퍼로니와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실패할 수 없는 클래식이다. 특히, ‘로우파이브’의 페퍼로니는 얇게 슬라이스 되어 있어 씹을 때마다 기름진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옥수수 피자의 단맛과 페퍼로니 피자의 짠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쉴 새 없이 포크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마치 산 염기 적정 실험처럼, 두 가지 맛이 균형을 이루며 완벽한 하모니를 선사했다. 게다가 도우는 또 얼마나 훌륭한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이상적인 식감을 자랑했다. 아마도 고온에서 빠르게 구워낸 덕분이리라.

다음으로 등장한 핫팟 빼쉐 파스타는 비주얼부터 강렬했다. 붉은색 토마토 소스에 각종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모습은 마치 화산 폭발 직전의 마그마처럼 뜨거워 보였다. 홍합, 조개,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예상대로 매콤한 맛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전형적인 매운맛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매운맛이 아니라, 해산물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이 더해져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복잡한 유기 반응처럼, 다양한 맛이 얽히고설켜 하나의 완벽한 맛을 만들어냈다. 파스타 면은 적당히 삶아져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었고, 소스가 면에 잘 배어들어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김치볶음밥이 나왔다. 사실, 이탈리안 식당에서 김치볶음밥을 시키는 것은 모험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치 신약 개발처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치볶음밥의 첫인상은 다소 달콤했다. 김치의 발효된 신맛보다는 설탕의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마치 뇌를 자극하는 엔도르핀처럼,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밥알은 고슬고슬하게 볶아져 식감이 좋았고, 김치와 함께 씹히는 돼지고기의 풍미도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렀다. 하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마치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과학자처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로우파이브’는 분위기도 좋고, 음식 맛도 훌륭한 곳이었다. 특히, 옥수수 피자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옥수수의 달콤함과 불맛, 그리고 바삭한 도우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핫팟 빼쉐 파스타 역시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다만, 김치볶음밥은 조금 달콤한 편이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물잔이 종이컵이라는 것이다. 물론 위생적인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지만, 고급스러운 분위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음식 맛과 서비스는 훌륭했으므로,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이었다.
‘로우파이브’는 수원 화성 행궁 근처에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좋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행궁을 산책하며 소화도 시키고, 아름다운 야경도 감상하면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촉매를 사용하여 반응 속도를 높이는 것처럼, 데이트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음에 방문하면 라자냐를 꼭 먹어봐야겠다. 아쉽게도 이날은 라자냐가 품절되어 맛보지 못했다. 라자냐는 층층이 쌓인 파스타 면과 소스, 치즈의 조화가 훌륭한 음식이다. 마치 지층처럼, 켜켜이 쌓인 맛의 레이어를 음미하고 싶다.

‘로우파이브’에서의 식사는 나에게 즐거운 ‘미식 실험’이었다. 옥수수 피자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핫팟 빼쉐 파스타의 매콤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비록 김치볶음밥은 예상과는 조금 달랐지만,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었다. 마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여 실험 결과를 분석하는 것처럼, 나는 ‘로우파이브’에서의 경험을 통해 미식에 대한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옥수수 피자의 잔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음에 또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로우파이브’는 나에게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새로운 맛을 탐구하는 ‘미식 연구소’ 같은 곳이다.
결론: ‘로우파이브’의 옥수수 피자는 과학적으로 완벽한 맛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