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늦가을, 수원 타임빌라스는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나 역시 새로운 연구 장비를 물색하러 왔지만, 쇼핑보다는 뜨끈한 국물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컸다. 며칠 전부터 뇌 속 시뮬레이션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던 대창전골의 이미지를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 마침 타임빌라스에 맛집으로 소문난 ‘호랑이굴’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곧장 3층 푸드코트로 향했다.
푸드코트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호랑이굴’은 유독 눈에 띄었다. 깔끔하고 쾌적한 인테리어는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특히 어필하는 듯했다. 웨이팅 등록 시스템을 보니 주말에는 상당한 대기가 예상될 정도였다. 평일 방문을 택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직감하며, 나는 곧장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 스캔에 돌입했다. ‘호랑이굴’은 대창/소곱창 전골을 메인으로 다양한 식사 메뉴를 제공하고 있었다. 평일 점심에는 덮밥 종류도 판매한다니, 선택의 폭이 넓었다. 잠시 갈등했지만, 결국 나의 선택은 ‘오리지널 호랑이굴 대창전골’.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매운맛을 썩 잘 즐기진 못하지만, 캡사이신이 선사하는 적당한 자극은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는 ‘보통맛’을 선택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창전골이 테이블 위에 안착했다. 묵직한 뚝배기 안에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의 전골이 가득 담겨 있었다. 붉은빛 국물 위로 넉넉하게 올려진 대창, 곱창, 두부, 그리고 싱싱한 채소들의 조화는 시각적으로도 훌륭했다. 특히, 전골 중앙에 자리 잡은 하얀 두부와 초록색 부추, 붉은 고춧가루의 색감 대비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본격적인 시식에 앞서, 국물부터 맛보았다. 첫 맛은 깔끔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멸치, 다시마, 각종 채소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고추장의 발효된 풍미와 고춧가루의 매콤함이 더해진, 복합적인 맛이었다. 캡사이신은 미각 신경을 자극하여 침샘을 폭발적으로 자극했고, 동시에 TRPV1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마치 미뢰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하는 듯한 황홀경이었다.
다음은 대창 차례.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올린 대창은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완벽한 식감을 자랑했다.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입안에서 톡 터지는 듯한 느낌이 일품이었다. 곱창 역시 마찬가지였다. 곱에서 흘러나오는 고소한 지방산은 국물과 어우러져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대창과 곱창 모두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꼼꼼하게 손질했다는 증거였다.
흰 쌀밥 위에 대창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탄수화물의 단맛과 지방의 고소함, 캡사이신의 매콤함이 입안에서 폭발하며 쾌락 시냅스를 강렬하게 자극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며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짭짤한 국물은 밥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전골 속에는 대창, 곱창 외에도 다양한 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쫄깃한 떡, 아삭한 숙주, 부드러운 두부,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양배추 등, 다채로운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어묵은 두툼하고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저렴한 어묵이 아닌, 고급 어묵을 사용한 듯했다.

어느 정도 전골을 즐긴 후, ‘치즈 리조또’를 추가했다. 남은 국물에 밥과 치즈를 넣고 볶아 먹는 메뉴인데, ‘호랑이굴’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코스라고 생각했다. 직원분이 직접 테이블에서 볶아주는 리조또는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했다. 치즈가 녹아내리면서 만들어내는 끈적한 질감과 고소한 냄새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완성된 치즈 리조또는 그야말로 ‘마성의 맛’이었다. 얼큰한 국물에 볶아진 밥알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했고, 녹진한 치즈는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볶음밥 표면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은 바삭한 식감을 선사하며, 쾌감을 증폭시켰다. 탄수화물, 지방, 나트륨의 완벽한 조화는 뇌를 자극하여 도파민 분비를 촉진했고, 나는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호랑이굴’에서는 사이드 메뉴로 ‘닭껍질 교자’도 판매하고 있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닭껍질 안에 닭고기, 채소 등을 넣은 교자인데, 독특한 식감과 풍미가 기대되는 메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의 위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닭껍질 교자는 다음 기회에 맛보기로 했다.
계산을 마치고 주차 정산을 받았다. ‘호랑이굴’ 이용 시 무료 주차 2시간이 가능했다. 타임빌라스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호랑이굴’에서의 식사는 수원에서 경험한 최고의 점심 식사 중 하나였다. 깔끔한 맛의 대창전골,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쾌적한 분위기,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대창전골 국물의 감칠맛은 며칠이 지난 지금도 혀끝에 맴도는 듯하다. 마치 과학 실험에서 완벽한 결과를 얻었을 때처럼, 만족감과 희열을 느꼈다.

‘호랑이굴’은 분명 맛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곳이었다. 대창전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호랑이굴’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닭껍질 교자와 곱창 덮밥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물론, 치즈 리조또는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쇼핑과 맛있는 식사,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 잔. 타임빌라스에서의 하루는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다음 연구 장비 구매를 위해 다시 방문할 때, 나는 주저 없이 ‘호랑이굴’로 향할 것이다.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맛의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